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지난 8월 숨진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자료사진=뉴시스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 일가가 오래전부터 기업을 상대로 자금출연을 요구했던 정황을 공개했다. 어제(20일) 종편채널 JTBC 시사프로그램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는 박근혜정부 최순실 게이트 관련 이같은 내용을 방송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과 최씨 일가는 40여년전부터 기업들에 자금출연을 강요한 의혹이 있다. 1970년대에도 올해 미르재단 사태와 비슷한 강제 자금출연 의혹이 있었다는 것.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제작진은 70년대 청와대가 주최한 행사 모습이 담긴 영상·사진 등을 단독입수해 이같은 내용을 전했다.

제작진이 공개한 내용을 살펴보면 육영수 여사 사망후 사실상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했던 박근혜 대통령은 행사에 기업총수들을 초대해 새마음봉사단 명예 위촉장을 수여했다. 새마음봉사단은 최순실씨 아버지인 최태민씨가 설립한 대한구국선교단이 이름만 바꾼 단체였다.


위촉장을 받은 이들은 당시 현대건설 사장이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 이건희 삼성 회장,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김석원 쌍용 회장 등 재계 주요 인물들이 포함됐다고 제작진은 전했다.

제작진은 또 "중앙정보부 최태민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새마음봉사단이 운영비 명목으로 60여명의 재벌 기업인들에게 1인당 2000만~5000만원을 받았다"는 내용도 밝혔다.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이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올해 53개 대기업에 774억원을 강제출연한 정황이 드러나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최순실씨의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이 40년전에도 비슷한 형태로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제작진은 병사한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사용했던 휴대폰 기록과 서재에서 발견한 문건도 함께 공개했다. 김영한 전 수석은 최순실씨 전 남편이 정윤회씨 문건 파동으로 지난해 1월 사임한 뒤 1년6개월만에 지병으로 숨졌다.

김 전 수석의 폴더폰에는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세월호 청문회 관련 면담을 요청 메시지등이 발견됐다. 사망 직전인 2016년 7~8월 통화 내역에는 사정당국과 통화했던 기록도 있다.

서재에서 발견된 문건에는 국정원이 작성한 세월호 보고서도 있었다. 문건에는 세월호 참사를 ‘여객선 사고’로 규정한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해당 보고서는 앞서 JTBC 뉴스룸을 통해 공개돼 큰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제작진은 김 전 수석 모친과 인터뷰를 한 내용도 공개했다. 이 인터뷰에서 김 전 수석 어머니는 "(아들이) 급하게 술을 마셔 급성 간암이 왔다. 내 아들을 이렇게 만든 건 김기춘, 우병우다. 대통령도 거기 있다"고 말해 당시 정윤회 게이트 수습 과정에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갈등이 있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