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 경제위기의 공포가 짙어지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미국발 글로벌 위기에 이어 내년에는 대내외 불확실성을 동반한 경제위기가 찾아온다는 ‘10년 주기설’이 거론된다. 정부와 주요 연구기관을 비롯해 세계 경제연구소들은 우리나라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2%대로 낮췄다. <머니S>는 국내외 연구기관의 내년도 경제전망을 통해 경제위기 10년 주기설을 짚어봤다. 또 설문조사를 통해 경제위기 10년 주기설을 바라보는 경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경제위기를 지나치게 의식하는 건 오히려 독이 됩니다. 한국경제의 ‘10년 주기 위기설’이 끊임없이 나오는 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즉 새로운 위기가 아니라 글로벌 금융위기 때부터 이어진 불경기인 셈이죠.”
강성진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54)는 한국경제가 어렵지만 10년 주기와는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책·민간연구소, 증권사, 언론 등이 10년 주기설을 우려하는 보고서와 기사를 내보내지만 강 교수는 10년 주기로 위기가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2008년부터 이어진 불경기와 경기침체가 맞물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10년 주기 위기보다는 불황 ‘시그널’
“글로벌경제 불황 속에서 스몰컨트리인 한국이 할 수 있는 개선책은 제한적입니다. 국내 문제점은 기업 구조조정을 제때 진행하지 못한 정도인데 이 또한 지나친 위기의식이 항상 깔려 있다 보니 미루다 놓친 거죠.”
강 교수는 2~3년 전에 했어야 할 구조조정 타이밍을 놓친 것 역시 ‘경제위기’라는 인식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나친 우려가 정부의 구조조정 의지를 꺾은 꼴이라는 설명이다. 미국과 일본은 글로벌 불황 속에서도 국영사업을 합치고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우리나라는 시장을 따라가지 못하고 역행했다. 이 같은 고질적 문제점이 경기침체를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1997~1998년 외환위기는 국내 문제였지만 2007~2008년 금융위기는 이와 다릅니다. 한국이 아닌 미국이 문제였죠. 기존엔 선진국이 문제를 수습했지만 이때부터는 선진국도 누구를 도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게 된 겁니다.”
2007~2008년 발생한 금융위기는 미국의 리먼브러더스 파산에 따라 발생한 선진국의 문제였다. 즉 외환위기는 한국의 문제였고 금융위기는 라지컨트리(선진국)의 영향이 스몰컨트리(한국)에까지 영향을 미친 사례다. 따라서 사태의 근본부터 다르다는 게 강 교수의 설명이다.
강성진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54)는 한국경제가 어렵지만 10년 주기와는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책·민간연구소, 증권사, 언론 등이 10년 주기설을 우려하는 보고서와 기사를 내보내지만 강 교수는 10년 주기로 위기가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2008년부터 이어진 불경기와 경기침체가 맞물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10년 주기 위기보다는 불황 ‘시그널’
“글로벌경제 불황 속에서 스몰컨트리인 한국이 할 수 있는 개선책은 제한적입니다. 국내 문제점은 기업 구조조정을 제때 진행하지 못한 정도인데 이 또한 지나친 위기의식이 항상 깔려 있다 보니 미루다 놓친 거죠.”
강 교수는 2~3년 전에 했어야 할 구조조정 타이밍을 놓친 것 역시 ‘경제위기’라는 인식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나친 우려가 정부의 구조조정 의지를 꺾은 꼴이라는 설명이다. 미국과 일본은 글로벌 불황 속에서도 국영사업을 합치고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우리나라는 시장을 따라가지 못하고 역행했다. 이 같은 고질적 문제점이 경기침체를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1997~1998년 외환위기는 국내 문제였지만 2007~2008년 금융위기는 이와 다릅니다. 한국이 아닌 미국이 문제였죠. 기존엔 선진국이 문제를 수습했지만 이때부터는 선진국도 누구를 도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게 된 겁니다.”
2007~2008년 발생한 금융위기는 미국의 리먼브러더스 파산에 따라 발생한 선진국의 문제였다. 즉 외환위기는 한국의 문제였고 금융위기는 라지컨트리(선진국)의 영향이 스몰컨트리(한국)에까지 영향을 미친 사례다. 따라서 사태의 근본부터 다르다는 게 강 교수의 설명이다.
강성진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사진=김수정 기자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유도 자국을 우선 고려하는 경제정책이 인기를 얻었기 때문입니다. 선진국도 경기침체로 힘들다는 뜻입니다. 2008년 이후 경제불황이 계속되는데 해결책이 없는 점도 문제죠.”
강 교수는 내년에 세계 불황이 더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성장률도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는 새로운 위기가 아닌 지속된 불황의 시그널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이미 자국을 위한 양적완화정책인 아베노믹스를 펼쳤고 미국도 자국을 우선으로 챙기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손을 들어줬다. 세계경제가 보수주의로 회귀 중이라는 설명을 뒷받침한다.
◆정치적 리스크 미미… 규제강화보다 완화
“실무자인 경제수석이 각 부처 사이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합니다. 시국이 불안정하고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상황이 현재 가장 큰 문제죠. 하지만 시국이 미칠 경제적 영향은 미미합니다.”
강 교수는 시국이 어지러운 상황에서의 컨트롤타워 부재가 내년 국내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정치적 불안정성 때문에 내년 경제전략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상황이지만 시장은 리스크에 대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국내외 정치적 리스크가 한국경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 독일과 일본처럼 포지티브시스템에 따라 법을 정비했습니다. 하지만 이 포지티브시스템이 한국경제 성장의 걸림돌이 되기도 하죠. 한국의 가장 큰 숙제는 규제강화가 아니라 규제완화와 방법입니다.”
한국의 법은 독일과 일본의 포지티브시스템을 벤치마킹해 만들었다. 따라서 법에 없는 걸 하려면 법을 고쳐야 하기 때문에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기 어렵다고 강 교수는 진단했다. 미국과 영국의 네거티브시스템은 새로운 것을 하려면 법을 고칠 필요 없이 하지 말라는 것만 피하면 된다. 정경유착을 없애려면 규제를 강화하는 게 아니라 완화하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기업, R&D보다 ‘M&A’로 선회
“순수 R&D(연구·개발) 만으로 기술혁신은 어렵습니다. R&D 투자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M&A(인수·합병)로 기술혁신과 해외시장 현지화를 동시에 이룬다면 기업 성장동력 확보는 저절로 따라옵니다.”
강 교수는 삼성전자가 최근 미국 전장전문기업 하만(Harman)을 80억달러(약 9조3760억원)에 인수한 것을 국내기업이 나아가야 할 모범사례라고 설명했다. 지나친 면세점 전쟁, 시장 상권 침입 등 국내시장에서의 ‘파이 나누기’에서 벗어나 공격적인 해외시장 진출과 전략을 펼쳐야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고 가시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기업들이 글로벌 불황에 대비하려면 국내시장에 국한된 전쟁을 멈춰야 합니다. 국내시장에서의 경쟁이 아니라 M&A를 통한 기술력 흡수, 해외 현지화를 구축해야 할 때입니다.”
국내기업들은 정부의 지원과 3차 산업을 주력으로 삼아 성장했다. 강 교수는 기업 스스로도 ‘4차 산업’이 떠오르는 상황에서 기존 사업이 어렵다는 점을 알기 때문에 면세점과 백화점 등 유통·서비스업에 주력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해결책이 아닌 임시방편에 불과하며 불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정부의 규제완화, 기업의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6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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