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뉴스1DB
한국은행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연방기금금리 인상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FOMC는 내년 초까지 신중한 입장을 견지할 것으로 보인다. 옐런 의장은 지난달 의회에서 향후 세금과 정부지출안에 대한 영향력을 평가하기가 이르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현재 한국은행은 오는 15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기준금리를 올리기도 내리기도 어려운 난감한 상황이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으나 그 속도와 방향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은은 당초 연준이 12월 인상을 단행한 뒤 내년 2차례 가량 추가 인상을 실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미 대선에서 예상을 깨고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이 시나리오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됐다.


현재 시장에서는 트럼프 정부가 출범해 재정확대 정책이 본격화되면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 한국 경제에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탄핵 가결로 사실상 정부 기능까지 마비되면서 한은에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요인이다.

그동안 부동산 호황에 따른 건설투자와 정부의 추경으로 간신히 떠받쳐 왔지만 1300조원을 넘긴 가계부채를 억제하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각종 대책으로 부동산 경기도 위축되는 양상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오는 14일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내년 고정금리 목표 비중을 45%로 올려 잡았다. 분할상환 목표 비중도 50%에서 55%로 상향 조정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금융위·금감원 합동 리스크 점검회의에서 “미국의 금리인상과 신정부의 정책변화, 국회 탄핵소추의결이라는 정국의 변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도 금융시장에 큰 불안이 확대되지 않고 있다”면서 “하지만 경제 환경에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금융시장의 위험요인들을 철저히 점검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