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바쁘다. 주변을 돌아볼 틈이 없다. 하지만 우리가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순간에도 한번쯤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zoom) 무언가가 있다. ‘한줌뉴스’는 우리 주변에서 지나치기 쉬운 소소한 풍경을 담아(zoom) 독자에게 전달한다.<편집자주>
서울 성북구 월곡동에 위치한 홈플러스에서 계란을 한정 판매하고 있다./사진=이남의 기자

설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가 무섭게 치솟고 있다. 특히 계란은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1만원 시대'에 접어들었다. 지난 9일 기준 계란(특란) 한판 가격이 9142원에 달한다. 한달 만에 57.2%나 오른 것이다. 대형마트는 계란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계란대란'을 겪고 있다. 홈플러스는 제수용품 수요 증가에 따라 1인 2판으로 계란을 한정판매한다. 하나로마트도 '일부 계란은 조기 품절될 수 있으니 고객님의 양해를 부탁드린다'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이에 정부는 계란 1200만개를 수입키로 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14일 화물기 편으로 각각 163만개씩 미국산 계란을 실어 나른다. 화물 전세기 한편의 운임이 약 3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계란 1개당 항공료가 약 168원인 셈이다. 소매가격은 관세 감면, 운송비 지원혜택을 감안하더라도 1개당 310원 안팎이 예상된다. 차례상 준비에 나선 주부들은 비싼 계란을 외국산으로 써야 하는 상황이 영 못 마땅하다. 정부의 늑장대응에 조상님께 드려야 할 제수음식이 비싸고 질이 떨어진 것 같아 속이 상한다. 정부는 이제서야 '가축질병 방역 개선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3000만마리가 넘는 가금류를 살처분한 후다. 조상님들도 변해버린 세상을 이해하겠지만 또 한번 부실한 뒷북정책이 나온다면 혀를 끌끌차면서 수저를 내려 놓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