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알리안츠생명
중국 안방보험이 알리안츠생명의 몸집을 불리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알리안츠생명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방카슈랑스 관련 부서를 재편하고 최근에는 저축성보험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동양생명 행보를 연상케하는 움직임이다. 지난 2015년 안방보험에 인수된 동양생명도 지난해 저축성보험 판매에 주력하며 같은 모습을 보였다.
저금리 기조로 인한 역마진 우려와 비과세혜택 축소 등의 영향으로 보험업계가 저축성보험 판매를 축소∙중단하는 가운데 알리안츠생명은 한동안 판매하지 않았던 저축보험을 재개했다. 시장에 2%대의 최저이율을 보증하는 저축성보험 자체가 귀해진 탓인지 보험대리점(GA)에서 알리안츠생명의 저축보험에 판매물량이 몰렸다. 자금유입 속도조절을 위해 급기야 하루 만에 판매 중단 조치에 나섰을 정도다.
◆저축보험 개시 하루 만에 물량 폭주
지난해까지 저축보험을 판매하지 않았던 알리안츠생명이 지난 11일 ‘보너스주는저축보험’을 출시했다. 2015년 9월 말부터 저축성보험 판매를 중단한지 1년4개월만이다.
이 상품은 최저보증이율 연 2.0%, 공시이율(1월 기준) 2.6%로 다른 생보사 저축보험보다 2배가량 높은 이율이 적용됐다.
알리안츠생명은 이 상품을 방카슈랑스채널에 이어 13일부터 설계사채널을 통해 본격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알리안츠생명이 판매 개시 하루 만인 지난 14일 GA채널의 판매를 중단했다. 저축성보험 비과세혜택 축소를 앞두고 ‘절판 마케팅’을 위해 설계사에게 제공하기로 한 인센티브가 높은 데다 GA의 한달 판매 목표치가 저축성보험으로 채워져 부담이 커지면서 이 같은 조치를 내렸다는 전언이다.
알리안츠생명 관계자는 “GA채널에서는 물량이 몰려 판매하지 않게 됐지만 방카슈랑스 등 다른 채널에서는 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알리안츠생명 이사진도 '중국인'?
그동안 변액보험을 주력상품으로 판매해온 알리안츠생명이 갑자기 저축보험 판매를 시작한 연유는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 사이에선 알리안츠생명의 현재 행보가 내부 지침이 아닌 안방보험의 외형 확대전략의 일환인 것으로 본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에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저축성보험을 축소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알리안츠생명은 업계와 상반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이는 지난 2014년 안방보험에 매각된 동양생명과 비슷한 행보”라고 분석했다.
그는 “안방보험은 중국에서 일시납 저축성보험을 팔아 수입보험료를 늘리고 방카슈랑스 모집을 확대해 몸집을 불린 뒤 자산운용 중심의 전략을 펼쳐 수익을 올렸다”며 “이런 중국식 경영전략을 동양생명에 이어 알리안츠생명에도 그대로 답습하려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안방보험은 이달 초 열 계획이었던 알리안츠생명 임시주주총회를 다음달 15일로 미뤘다. 임시주총의 주요 안건은 이사 및 사외이사 선임이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알리안츠생명의 이사회 구성원 교체 여부에 쏠린다. 보험업계에서는 알리안츠생명 이사회 인원 대부분이 교체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동양생명은 안방보험에 편입된 후 기존 이사회 인원 9명 중 구한서 사장을 제외한 모든 등기임원이 새로운 인물로 교체된 바 있다. 4명의 사내이사 중 3명의 사내이사 자리가 모두 중국계 임원에게 돌아갔으며 전면 교체된 5명의 사외이사 중 2명이 중국계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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