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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 A(여·35)씨는 얼마 전 기르던 고양이를 데리고 동물병원을 찾았다 고액의 치료비 때문에 홍역을 치뤘다. 이곳에서 주사와 각종 약 등을 처방받자 진료비만 15만원이 넘게 나온 것. A씨는 "병원 측에서 진료를 1~2번 정도 더 받아야 된다고 해 앞으로 진료비가 걱정된다"며 "주변에서 펫보험을 미리 가입해두란 얘기를 웃어 넘겼었는데 이제는 보험가입을 진지하게 고려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1인가구가 크게 급증하며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늘고 있다. 농림축산부에 따르면 2012년 17.9%에 불과했던 반려동물 보유 가구는 2015년 21.8%로 급증, 약 450만 가구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애완동물을 기르는 '펫(pet)족'이 늘면서 관련 보험에 대한 중요성도 높아진다. 동물병원 진료비는 일반적인 병원의 진료비보다 2~3배 비싼 편. 하지만 대부분의 펫족들이 애완동물의 미용비나 사료비 등을 대비하는 것과 달리 진료비에 대한 준비는 부실한 편이 많아 보험상품 가입의 중요성이 커진다.


◆가입 전 내 애견 '신상 파악' 부터

그렇다면 펫보험은 어떻게 가입해야 할까. 현재 펫보험 '무조건 가입'은 불가능하다. 보험사별 펫보험상품 가입 전 자신의 애견 나이와 병력 등을 체크해봐야 한다.


먼저 애견협회의 등록번호는 반드시 필요하다. 번호를 부여받은 후 보험계약 시 가입 동물의 이름, 생년월일, 품종, 애견협회등록번호 등이 기재된 설문서를 작성해야 한다. 여기서 애견의 얼굴 사진 3매를 따로 준비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신규가입 시 동물의 나이와 과거 병력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만 6세 이상이나 과거 병력이 있으면 가입이 제한되거나 보험료가 오를 수 있어서다. 물론 그렇다고 아예 보험가입이 거절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상품은 만 7세 이상도 보험가입이 가능한 상품을 출시했으니 참고하자.

국내에서 펫보험 상품을 가장 오랜기간 유지하고 있는 곳은 삼성화재다. 지난 2008년 펫보험 상품을 내놓은 삼성화재는 그동안 꾸준히 상품을 업그레이드 해왔다.


현재는 '파밀리아리스 애견의료보험2'를 판매 중이다. 이 상품은 상해·질병치료비 손해는 자기부담금 1만원을 제외한 금액의 70%를 보상하며 배상책임손해의 경우 자기부담금 10만원이 공제된다. 보험료는 만 1세 순종 말티즈 기준 연 32만원 수준이다.


지난 2013년 ‘롯데마이펫보험’을 선보였던 롯데손해보험은 시장 확대를 위해 지난 2월 온라인에서 보험료 계산 및 가입이 가능한 '롯데하우머치 다이렉트 롯데마이펫보험'을 내놨다.

이 상품은 신규가입 시 7세까지, 갱신 시에는 11세까지 보장이 가능하고 가입기간은 1년이다. 납입주기는 연납(일시납), 반기납, 분기납으로 구성됐다.

특히 롯데하우머치다이렉트 마이펫보험은 반려동물의 수술, 입원 시 의료비를 담보하는 '수술입원형상품'과 통원진료까지 추가적으로 보장하는 '종합형상품'으로 구성,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힌 것이 특징이다. 또 고양이는 별도의 등록증이나 진단서가 필요없이 사진만 있어도 가입이 가능하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하이펫애견보험’을 출시했다. 반려견 가운데 90일령 이상 만 7세까지 가입이 가능하며 500만원 한도 내에서 질병과 상해를 보장해준다. 자신의 반려견이 입힌 피해도 연 2000만원 한도로 보상도 가능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상품별로 다르지만 보통 펫보험은 연 30~40만원 정도의 보험료를 부담하게 된다"며 "동물병원 1~2회 방문 진료비 정도를 연간 부담하면 돼 보험 가입이 비용면에서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걸음마 펫보험시장, 과제는?

한편 국내 펫보험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 수준이다. 보험사들도 수익성을 이유로 과거 펫보험 상품을 출시했다가 상품 판매를 철수한 사례도 많다. 삼성화재나 현대해상, 롯데손보 등 손보사 몇 곳만이 펫보험 상품 명맥을 이어오고 있지만 이마저도 손해율이 높고 수익률이 저조하다면 언제 폐지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상품이 장기적으로 운용되지 않는 이유는 동물병원 의료비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병원별 과다 의료행위를 제한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며 "펫보험 시장이 활성화 되려면 동물병원 의료비 가이드라인 제정이 시급한 상황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