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가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의 완전자회사화를 추진하면서 지배기업소유주의 지분 순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또한 염가매수차익도 상당할 전망이라 업계의 기대를 모은다.

KB금융이 KB손보와 KB캐피탈의 완전자회사화를 추진한 것은 예견된 수순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그러나 시장의 예상보다 시점이 빨라지면서 KB금융의 효율적인 의사결정구조에 대한 투자자의 긍정적 시각이 더해졌고 이는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사진=머니투데이 DB

◆공개매수·주식교환, ‘완전자회사’ 추진
KB금융은 지난 14일 KB손보와 KB캐피탈의 잔여지분을 공개매수하고 이후 주식교환형태의 완전자회사 전환 방안을 공시했다. 공시 이후 다음 거래일인 지난 17일 KB금융의 주가는 전장 대비 4.46% 상승한 5만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KB금융의 주가는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금융업종이 수혜를 입으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여기에 이번 완전자회사 소식까지 더해지며 주가의 추가 상승 여력이 점쳐진다.


KB손보와 KB캐피탈의 완전자회사화 필요성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다. KB금융이 보유한 KB손보와 KB캐피탈 지분율이 각각 39.81%, 52.02%에 그쳐 회사가 벌어들이는 순이익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KB금융의 최우선 과제였던 KB증권의 완전자회사화를 지난해 말 완료했기에 이번 결정이 시장의 예상보다 빨랐다고 분석한다.

공개매수가격은 KB손보와 KB캐피탈이 각각 지난 14일 종가 대비 17.9%, 7.8%의 할증률을 부여했다. 교환비율은 주식가치에 근거해 KB금융 1주당 0.57배와 0.52배 수준에서 결정됐다. 보유 자사주를 우선적으로 KB손보와 교환하고 잔여 자사주를 KB캐피탈과의 주식교환에 활용한다. 자사주 소멸 시 신주발행을 통해 교환한다.

이번 조치로 대주주인 KB금융은 우선 다음달 12일까지 KB손보 주주의 보유주식 전량을 주당 3만3000원에 공개매수한다. 또한 절차를 거쳐 오는 7월3일까지 KB손보의 주식 100%를 모두 KB금융이 가져와 완전자회사 편입을 완료할 예정이다. 완전자회사 추진을 우려했던 KB손보의 소액주주들도 프리미엄이 부여된 공개매수와 주식교환권, 주식매수청구권 등 세가지 대안 제공에 만족스러워하는 반응이다. 이들 소액주주는 지난 3월 주총 이후 제기했던 ‘이사회의사록 열람 및 등사허가신청 사건’에 대한 소를 지난 17일 취하했다.


◆KB금융, ROE 상승… 이익순증 기대

KB금융의 올해와 내년 ROE(자기자본이익률)는 각각 0.3%포인트, 0.5%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개매수 규모가 저조할 경우 자사주 이전과 신주발행에 따른 희석요인이 있으나 규모는 미미할 전망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KB손보에 대한 공개매수가 25%만 진행되더라도 2350억원의 잔여 자사주로 KB캐피탈 소수지분 48% 중 43%를 인수할 수 있다. KB캐피탈의 공개매수가 병행되거나 KB손보의 공개매수 비율이 30%에 근접하면 신주발행은 필요 없다.

전승배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00% 공개매수를 가정하면 양사의 추가적인 이익기여분은 지난해 순이익 기준으로 2280억원 정도”라며 “공개매수 재원(1조6000억원)을 위한 KB금융의 조달비용은 300억원 내외에 그칠 것으로 보여 약 2000억원의 이익순증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현대증권 실적이 100% 반영되는 첫해인 점도 기대를 모은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KB금융의 올해 순이익 전망치를 기존 2조2200억원에서 2조3500억원으로 수정한다”며 “선두업체와 뜨거운 순이익 경쟁을 벌이는 하반기가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올 2분기에 상당 규모의 KB손해보험 염가매수차익이 기대된다”며 “공정가치 평가에 따라 달라지지만 염가매수차익은 1500억~1900억원까지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KB캐피탈은 이미 연결 대상이기 때문에 염가매수차익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KB금융 목표주가 ‘상향’
KB금융의 완전자회사화 추진 공시에 다수의 증권사가 재무효과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아울러 KB손보의 주가가 단기간에 공개매수가격 수준까지 상승할 전망이며 3년 평균 ROE는 13.3%로 예상돼 KB금융 수익성 개선과 주가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하나금융투자는 KB금융의 목표주가를 기존의 5만9000원에서 6만2000원으로 상향하고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실적을 5.5% 상향조정한 것에 따라 목표주가를 수정했지만 앞으로 자사주를 감안해 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KB손보와 KB캐피탈 완전자회사 가능성에 따른 재무효과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기존 5만5000원에서 6만원으로 9.1% 상향했다. 특히 비은행 이익기여 증대를 위한 구조적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키움증권은 KB금융에 업종 톱픽(Top Pick) 의견을 제시했다. 김태현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KB금융의 목표주가는 상향 여지가 있고 ROE 13%의 자회사를 완전자회사화하면 KB금융의 EPS(주당순이익)와 ROE가 제고될 전망”이라며 “공개매수와 지분교환에 따른 BPS(주당순자산가치) 영향을 점검 후에 목표주가를 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동부증권 역시 효과가 모두 발현되는 2018년에는 기존 추정보다 EPS가 6%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목표주가를 6만6800원으로 6% 상향한다고 밝혔다. 키움증권과 마찬가지로 KB금융을 업종 톱픽으로 적극 추천하며 업종 내 다른 대안이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병건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배당에 큰 영향은 없겠지만 내년에는 EPS 상향효과로 DPS(주당배당금)가 100원 정도 늘어난 1800원에 달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