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열린 '넷마블게임즈 IPO기자간담회'에서 권영식 넷마블 대표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넷마블 제공
국내 게임업계의 두 공룡 넷마블게임즈와 엔씨소프트가 ‘리니지’로 맞붙는다. 엔씨소프트가 온라인게임 리니지1을 기반으로 만든 ‘리니지M’을 출시하기 때문. 리니지M은 지난해 말 출시돼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리니지2: 레볼루션’을 개발한 넷마블과 치열한 각축전을 벌일 전망이다.시장에서는 상장을 앞둔 넷마블의 성장주역인 리니지2: 레볼루션이 리니지M에 고객층을 뺏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증권가는 이들의 주요 고객층이 달라 매출잠식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본다.
◆리니지M vs 리니지2: 레볼루션… 승자는 누구?
지난 12일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 사전예약을 실시한 후 8시간 만에 신청자수 1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속도는 모바일게임 역사상 최단기간이다. 리니지2: 레볼루션이 사전예약 당시 2개월 만에 100만명을 돌파한 것과 비교해도 매우 빠른 속도다. 업계에서는 리니지M의 출시가 오는 5월 말로 예상되는 만큼 레볼루션의 사전예약 수를 넘을 것으로 내다본다.
이 같은 소식에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 12일 기준 엔씨소프트는 전 거래일보다 5.63% 상승한 33만75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상승곡선을 그리며 지난 20일 36만6500원까지 올랐다. 지난해 말 레볼루션 출시 후 리니지 IP(지식재산권)가치가 부각되며 25만원선에서 30만원선까지 뛰어오른 후 다시 한번 상승탄력을 보인 셈이다.
리니지M 흥행 예감에 증권가는 리니지M 매출 추정치를 일제히 상향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리니지M의 매출 추정치를 일평균 5억8000만원, 출시 후 올해 전체 1227억원에서 일평균 14억6000만원, 올해 3069억원으로 상향조정했다.
김성은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온라인게임 리니지1의 대표 아이템인 ‘집행검’ 등에 3000만원 이상의 금액을 투자한 이용자의 소비성향을 볼 때 월평균유저당매출 가정치도 보수적인 편”이라며 “모바일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이용자간 아이템거래 기능 추가로 커뮤니티 활동이 활성화됨에 따라 경쟁작을 웃도는 고객유지 비율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신한금융투자도 리니지M의 일평균 매출액 추정치를 10억원에서 20억원으로 올려 잡았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리니지1 누적이용자 400만명의 절반이 리니지M을 이용한다고 가정하면 일평균 매출액이 2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며 “카니발라이제이션(한 제품이 기존 주력 제품시장을 잠식하는 현상)을 고려해도 리니지1과 리니지M 합산 매출액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리니지M의 흥행이 예상되면서 불안해진 곳은 다름 아닌 넷마블이다. 리니지2: 레볼루션이 초반 엄청난 흥행을 거둔 후 매월 이용자 수와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리니지M으로 유저가 이동할 경우 매출이 빠르게 뒷걸음질 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이와 관련 권영식 넷마블게임즈 대표는 “레볼루션 성공은 이른바 '린저씨'들의 붐업 효과도 있었지만 기존 PC 유저보다는 모바일에서 게임을 학습한 유저들이 좀 더 코어한 게임을 즐기기 위해 '레볼루션'을 했기 때문”이라며 “리니지M 출시에 따른 시장잠식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레볼루션이 리니지 IP를 활용해 먼저 시장을 선점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후속게임보다 상당히 유리할 것”이라며 “유저가 일정부분 겹칠 수는 있겠지만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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