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D가 풍부한 천연음식. /사진=그린스토어
인간은 비타민을 합성할 수 없어 반드시 식품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하지만 비타민D 만큼은 섭취하지 않아도 햇빛을 받으면 체내에서 생합성이 가능하다. 아침부터 초저녁까지 하늘에 떠있는 햇빛 하나면 비타민D의 합성 재료는 충분하다. 그런데 하늘에서 '무상'으로 쏟아지는 햇빛이 충분한데 비타민D는 왜 부족할까. ◆한국인 비타민D 결핍률 90% 이상… 나는 충분하나
질병관리본부의 통계로 본 비타민D 결핍률은 심각하다. 각각 성인 남성과 여성의 91.3%와 95.9%가 비타민D가 결핍된 상태다. 국민 대다수가 비타민D 결핍이기에 오히려 결핍되지 않은 이를 찾기가 더 힘들다.
비타민D의 결핍 유무는 혈액 검사를 통해 판정하는데, 혈청 25(OH)D의 농도가 20ng/mL 이하인 경우 결핍이다. 지난 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0대부터 60대 이상까지 10세 단위의 국민 평균 혈청 25(OH)D의 농도는 20ng/mL이었다.
◆햇빛 샤워를 해도 비타민D가 부족하다?
자외선은 여러모로 매우 해로운 물질로 여긴다. 피부 주름과 기미의 원인이 되면 심한 경우 피부암을 유발한다. 따라서 햇살을 피해 모자나 양산을 쓰거나 지수가 높은 자외선차단제를 바른다. 애를 쓴 만큼 피부에 직접 닿는 자외선 양을 줄 수밖에 없다.
위도가 낮고 야외활동이 잦은 인도에서도 성인의 40%정도가 비타민D 결핍이다. 수시간 외출했다고 해서 그 시간 만큼 비타민D가 온전히 합성되는 것은 아니다. 이론상으로는 하루 20분만 햇볕을 쫴도 적정한 양의 비타민D가 생성된다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노인이나 피부가 검은 사람은 비타민D의 체내 생합성 능력이 떨어지므로 햇빛을 더 많이 보고 비타민D 함유 식품을 섭취해야 한다. 비만인 사람은 같은 양의 비타민D를 섭취하더라도 정상 체중에 비해 혈중 비타민D 농도가 50% 정도 낮다는 연구도 있다.
또한 각종 질환으로 인해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 체내 비타민D 결핍이 유도될 수 있다. 항경련제, 항진균제, 항결핵제, 신경안정제, 고함량 마그네슘제제, 혈압약, 지방흡수저하제 등 다양한 약물들이 비타민D의 흡수를 억제하거나 기능을 저해하고, 체내 고갈을 유도하기도 한다.
◆꼭 필요한 비타민D, 어떻게 쓰이나
'비타민D-뼈건강-구루병'. 이 상관관계는 중학교 1학년 기술가정 교과에도 나온다. 비타민D는 뼈를 튼튼히 하며 부족하면 뼈가 물러져 휘어지는 결핍증인 구루병이 발생한다는 것쯤은 누구나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비타민D의 효능은 뼈 건강뿐이 아니다. 비타민D는 인체 전반적으로도 광범위하게 관여하는 매우 중요한 비타민이다.
비타민D는 비타민D 수용체와 결합하여 기능을 하는데, 비타민D 수용체를 가진 대표적인 인체 장기로는 소장 점막 상피 세포, 부갑상선 세포, 갑상선 호르몬 분비 세포, 신장의 원위세뇨관 세포, 췌장 β세포, 위장의 가스트린 분비 세포, 연골 세포, 표피 세포, 면역 세포 등이 있다. 이렇게 많은 인체 기관과 장기가 비타민D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비타민D가 부족하면 온 몸 구석구석이 아프거나 이상이 생긴다. 이유 없이 피로하고 지치는 것도 비타민D 때문일 수 있다. 내당능장애나 2형 당뇨병의 발병 위험률도 높아진다. 25(OH)D 농도가 15ng/mL 미만인 사람은 4~8년 후 고혈압 발생 위험이 8.1배 증가했다는 연구도 있다. 최근에는 원형 탈모 또한 비타민D 부족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도 밝혀진 바 있다. 비타민D는 면역하고도 관련이 깊어 비타민D 부족 시 폐렴이나 독감의 발병률도 높아진다.
◆비타민D 결핍 예방은 이렇게!
매일 한낮 야외활동을 할 수 없을 터. 또 집과 사무실과 교실 등 실내에서 주로 생활하는 한국인은 일단 햇볕을 쫴는 시간조차 부족하다. 피부 건강 때문에 자외선 노출을 꺼린다라도 조금이나마 햇빛을 받도록 노력해야 한다.
체중은 정상체중을 목표로 하고, 운동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안티에이징을 위해 천연 항산화제가 풍부한 과일도 잘 챙기자. 그리고 버섯, 우유, 생선 등의 천연 식품이나 비타민D 건강기능식품을 통해 비타민D를 섭취할 것을 권한다. 하버드대가 발표한 음식피라미드에서 기본적인 식품군 외에 별도로 종합비타민과 비타민D를 챙겨먹을 것을 권고하고 있을 정도로 비타민D 섭취는 매우 중요하다.
혈액 검사를 통해 비타민D 결핍 판정을 받았다면 식품만으로는 비타민D 레벨을 다시 높이기 어렵다. 2~3개월간은 하루 2000IU~5000IU 정도의 고함량 제제를 섭취해 비타민D 수치를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비타민D 레벨이 정상수치에 도달했을 경우 하루 400~1000IU 정도의 권장량에 맞춰 비타민D가 풍부한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고 일광욕을 게을리 하지 않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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