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계좌를 개설하려면 지금이 적기다. 지난달 초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초반 흥행 돌풍을 이어감에 따라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예금상품 금리를 인상하는 저축은행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서다. 지난달 25일 SBI저축은행은 정기예금(1년) 평균금리를 연 2.1%에서 2.2%로 올렸고 26일에는 NH저축은행이 2.0%에서 2.1%로 인상했다.
또 최근에는 특별판매상품을 출시하거나 이벤트를 진행 중인 저축은행과 비대면채널 등을 이용하면 더 높은 금리로 계좌개설이 가능하다. 여기에 정부의 대출규제에 따라 앞으로 저축은행의 수신금리 인하 가능성도 제기되는 만큼 지금 잘 고르면 ‘알뜰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저축은행 예금금리 하락세
저축은행업계의 수신금리는 시중금리 인상기임에도 최근 하락세를 보인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수신금리(1년 정기예금 기준)는 지난해 12월 말(연 2.16%) 이후 낮아지는 추세다. 지난 1월 말(연 2.12%) 0.04%포인트 떨어진 데 이어 3월 말에는 2.07%까지 인하됐다. 지난달 27일 기준 저축은행의 1년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2.02%다.
시중금리 인상기임에도 저축은행의 수신금리가 떨어지는 건 저축은행이 예금액 조절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이자를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해 저축은행으로 돈이 몰려 앞으로 예대마진을 챙기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이 작용했다는 얘기다. 저축은행 예금액은 지난해 1월 38조4000억원에서 꾸준히 올라 올 2월 45조7800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4월 말 2.0%에서 9월 2.17%로 상승했으며 12월 말까지 2.16%를 유지했다.
여기에 최근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로 저축은행이 대출을 줄일 것으로 보이는 만큼 수신금리도 내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저축은행은 올 상반기 대출증가율을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5.1% 이하로, 연 증가율은 5.4% 이하로 줄여야 한다. 지난 2월 말 저축은행 가계대출잔액은 19조2500억원으로 1년 전(14조5200억원)대비 32.6%(4조7300억원) 늘었다. 올해 가계대출 증가폭을 지난해보다 6분의1가량 줄여야 하는 셈이다.
류창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수익을 내는 방법은 대출금리를 높이거나 예금금리를 낮추는 건데 고금리 대출규제가 심해지니 수신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영업한 저축은행일수록 수신금리 인하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특판·이벤트 활용하면 우대금리
이처럼 저축은행이 앞으로 예금금리를 쉽게 올리기 힘든 상황인 만큼 예금계좌를 개설하려면 요즘이 적기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케이뱅크가 지난달 초 출범한 이후 흥행을 이어가자 일부 저축은행이 각종 특판과 이벤트로 고객 확보·이탈방지에 나섰기 때문이다.
OK저축은행은 최대 연 2.2%의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을 진행 중이다. ‘OK정기예금’은 10만원 이상 납입하고 12개월을 예치하면 연 2.1%(세전)를, ‘OK안심정기예금’은 10만원 이상 납입, 36개월 예치 시 세전 연 2.2%(변동)를 적용한다. 특히 OK안심정기예금은 가입 후 13회차에 중도해지해도 12개월분에 대해 정상이율을 적용, 1년 정기예금상품에 가입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2000억원 한도로 진행되며 OK저축은행 창구에서 가입할 수 있다.
직장인이라면 웰컴저축은행의 상품을 눈여겨볼 만하다. 웰컴저축은행은 다음달 30일까지 우대금리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웰컴직장인사랑보통예금’으로 전환하고 급여이체하면 추첨을 통해 5000원짜리 CU모바일상품권을 제공한다. 이 상품은 수시입출금계좌지만 최대 연 3.0%의 금리를 적용한다. 100만원 이상 급여이체 시 연 1.0%포인트가 가산되며 1건 이상의 자동출금(CSM) 실적이 있는 경우 연 0.5%포인트, 개인정보 수집·이용동의 및 멤버십 가입·이용동의 시 연 0.5%포인트를 우대금리로 제공한다.
◆SB톡톡 이용하면 금리 혜택
비대면계좌개설서비스를 이용하면 보다 높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해 12월 모바일계좌개설 애플리케이션 ‘SB톡톡’을 출시했다. 영업점에 갈 필요 없이 스마트폰으로 전국 45개 저축은행의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특히 저축은행은 영업권 제한이 있는 데다 영업지점도 부족한데 SB톡톡을 이용하면 지점 방문이 어려운 중소형저축은행의 ‘알짜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SB톡톡을 이용해 개설한 계좌 수는 1만3154건, 가입금액은 1600억원을 돌파했다.
금융당국이 운영하는 ‘금융상품한눈에’ 사이트를 보면 지난달 27일 기준 비대면정기예금 금리는 최고 2.34%(세종저축은행)다. 시중은행은 물론 최고 연 2.0%를 적용하는 케이뱅크의 ‘코드K 정기예금’보다 0.34%포인트 높다. 참저축은행(2.32%)과 페퍼저축은행(2.25%), JT친애저축은행(2.2%) 등도 비대면계좌 개설 시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적금금리 역시 높은 편이다. 대한저축은행(정기적금)과 스마트저축은행(e-로운 정기적금)은 연 2.9%(1년), 현대저축은행(e정기적금)과 금화저축은행(e-행복더드림정기적금)은 연 2.8%(1년)를 적용한다.
상품비교는 금융당국이 운영하는 ‘금융상품한눈에’ 사이트를 활용하는 게 좋다. SB톡톡에서도 높은 금리 순으로 상품비교가 가능하지만 ‘금융상품한눈에’에서는 더 세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저축금액과 기간을 설정하면 세후이자 계산도 가능하다.
신동일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종잣돈이 적다면 예금금리가 우호적일 때 조금이라도 높은 예금금리를 적용하는 곳을 찾는 게 좋다”며 “예금자보호 범위(5000만원) 내에서 저축은행을 이용하면 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