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머니투데이 DB

SK하이닉스가 마침내 도시바 메모리사업부 인수전의 승자조가 됐다. 당초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인수는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다. 일본 내 여론은 “중국과 한국기업에 도시바를 넘길 수 없다”며 들끓었고 일본 정계도 같은 입장이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한·미·일 삼국연합이라는 절묘한 수로 도시바 인수에 성공했고 세계 1위 삼성전자를 추격할 발판을 마련했다.
이번 인수전의 일등공신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다. 최 회장은 평소에도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경영진이 직접 글로벌 현장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도시바 메모리사업부 인수를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지난 4월 일본을 찾아 도시바 경영진과 면담하는가 하면 과거 하이닉스 인수 경험이 있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에게 도시바 인수 전략을 맡기는 등 전사적인 역량을 동원했다. 그 결과 한·미·일 연합을 구축했고 약점으로 지적되던 낸드플래시 기술력과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최 회장은 특유의 추진력으로 미래먹거리 산업인 바이오·제약분야에서도 결실을 거뒀다. SK그룹은 최근 세계적인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생산설비를 통째로 인수했다. 국내 기업이 글로벌 제약사의 생산설비를 통째로 인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인수로 SK그룹은 세계 합성의약품 위탁생산회사(CMO)시장의 한 축인 유럽에 생산기지를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BMS가 보유한 글로벌 판매망과 생산노하우를 그룹의 자회사 SK바이오텍에 접목해 미래먹거리를 확보하는 동시에 성장가능성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우직함, 뚝심, 추진력으로 대변되는 최 회장의 행보가 또 어떤 성공담을 이끌어낼지 자못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