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머니투데이DB

지난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인 ‘IFA 2017’이 막을 내렸다. 오븐, 핸드블렌더부터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공개되며 세계인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새로운 스마트워치 ‘기어스포츠’, 스마트밴드 ‘기어 핏2 프로’, 무선이어셋 ‘기어 아이콘X’ 등 웨어러블기기 3종을 선보였다. 이 가운데 기어스포츠는 지난해 같은 기간 선보인 ‘기어3’의 후속모델로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스포츠관련 기능을 대폭 향상시켰다. 하지만 최근 한풀 꺾인 스마트워치의 인기를 실감하듯 예년과 같은 반응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도 스마트워치 공개 행사를 열지 않았다.

오는 12일에는 애플이 LTE기능을 탑재한 새로운 애플워치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스마트워치가 다시 시선을 모을 수 있을지 다양한 분석이 교차된다.


◆한방 없는 스마트워치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2110만대로 전년대비 1.4% 증가하는데 그쳤다. 2014년 460만대에서 2015년 2080만대로 증가세가 352.2%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하게 줄어든 수치다.

시장이 냉각기에 들어갔지만 스마트워치 제조사들은 이달 들어 연이어 신제품을 내놓았다. 이런 움직임에 가장 혼란스러운 것은 소비자다.

/사진=애플 공식 홈페이지

애플워치를 사용하는 A씨(33·남)는 스마트워치 예찬론자다. 그는 “노트북, 스마트폰도 모두 애플제품을 쓰는 데 애플워치와 연동이 잘되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든다”며 “효율적인 일정관리가 가능한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 엄지손가락을 들었다. 다만 그도 “일정관리를 귀찮아하는 사람에게 스마트워치는 사치품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기어S3를 사용하는 B씨(38·남)도 “자신의 생활패턴과 성격을 잘 분석해야 후회하지 않는다”며 “한번 사보고 아니면 중고로 처분하겠다는 안일한 생각은 금전적 손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도 스마트워치에 대해 “소비자들을 유인할 확실한 ‘한방’이 없는 게 문제”라고 말한다. 실제로 스마트워치는 여러가지 이유로 소비자들의 기대를 만족시키는 데 실패했다. 투박한 모양, 비싼 가격, 제한적인 성능 등이 대중의 지갑을 열지 못한 이유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현재 스마트워치가 스마트폰의 부속품으로 몇가지 부수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 실제로 시계, 메시지 확인, 통화, 피트니스 등 단순한 기능을 제외하면 스마트워치의 사용빈도는 ‘제로’에 가깝다.

한 전문가는 “스마트폰이 전화기를 뛰어넘은 것처럼 스마트워치도 스마트폰과 아날로그시계를 뛰어넘어야 생존할 수 있다”며 “소비자는 여러가지 기능을 갖춘 스마트워치를 원한다”고 말했다.

기어스포츠. /사진제공=삼성전자

하지만 안타깝게도 스마트워치 기술은 아직 만족스러운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따라서 당분간 눈부신 혁신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이번에 선보인 기어스포츠와 공개를 앞둔 애플워치 역시 지금까지의 스마트워치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사지말고 기다려라

그렇다면 스마트워치를 지금 사는 게 좋을까. 사지 않는 게 좋을까. 망설임이 앞선다면 당분간 적절한 타이밍을 기다리는 게 좋다. 스마트워치는 아직 시장에 등장한 지 5년도 지나지 않았다. 전세계적으로 팔린 스마트워치는 1억대가 채 되지 않는다.

이는 아직 스마트워치가 하나의 플랫폼으로 시장을 이끌만한 힘을 지니지 못했다는 의미다. 당연히 관련 서비스도 미흡할 수 밖에 없다. 스마트워치를 사도 쓸모가 없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매일 충전을 해줘야 하는 번거로움은 결정타다. 한번 배터리를 교체하면 수년동안 쓸 수 있고 착용만 해도 반영구적으로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자동시계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매일 충전해야하는 배터리에 숨이 막힐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마트워치는 아직 대중이 원하는 완성된 제품이 아닌 테스트 제품”이라며 “초기 시장의 특징은 조금만 기다려도 훨씬 좋은 품질의 제품이 나온다는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