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힝야족. 아웅 산 수지 미얀마 국가고문이 지난 19일(현지시간) 수도 네피도에서 로힝야 사태에 대한 TV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AP 제공)

유엔 관련 기구 대표단이 미얀마의 이슬람 소수민족 로힝야족 주민들의 본거지인 서부 라카인주를 방문한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27일(이하 현지시간) "오는 28일쯤 미얀마 정부가 준비한 방문이 이뤄질 전망이다"라며 "더 자유롭고 폭넓은 접근이 허용되기 전 첫 단계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외신들이 이날 보도했다. 라카인주에는 유엔 관련 기구 수장들이 방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은 로힝야족에 대한 인권 탄압 실태에 대해 유엔 차원의 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주장하며 라카인주에 대한 유엔 인권조사단의 접근을 허용하라고 미얀마 정부에 촉구해왔다.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인권조사단장은 지난 19일 "폭력 의혹이 일고 있는 현장을 우리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얀마에 대한 완전하고 제한 없는 접근권이 필요하다"고 요구했지만 미얀마 정부는 유엔 인권조사단을 구성하는 것이 라카인주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정부 차원에서 협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미얀마에서 탈출한 로힝야족 난민 최대 70만명에 대해 식량 등 구호품을 제공하는 긴급 대책을 세운 상황이다.

유엔 관련 기구 대표단의 이번 라카인주 방문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로힝야족 사태 논의를 위한 회의를 개최하는 날 이뤄진다. 이 회의는 미국·프랑스·영국·이집트·카자흐스탄·세네갈·스웨덴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사태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할 예정이다.


로힝야족 무장 단체가 지난달 말 미얀마 경찰 초소를 습격하며 유혈 사태가 발생했고, 이를 피해 로힝야족 43만명이 이웃국인 방글라데시로 피난했다. 국제사회는 이를 '인종 청소' '대량 학살'이라 비판해왔다.

로힝야족은 방글라데시 남부에 있는 난민 캠프에 머물고 있지만 식량·의약품 부족에 전염병 위험까지 확산되고 있는 상태이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로힝야족의 입국은 허가하나 거주는 반대하는 입장이라 로힝야족의 향후 거취를 두고 논란이 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