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쥬씨 제공 @머니S MNB, 식품 외식 유통 · 프랜차이즈 가맹 & 유망 창업 아이템의 모든 것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인건비가 대폭 상승하면서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무인화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상당수의 상점이 문을 닫은 지난 추석연휴 동안 동네상권 골목마다 키오스크(무인 결제 단말기)가 생겨나면서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최근 내년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모든 산업에 시간당 8350원의 최저임금을 적용하기로 확정했다. 이는 올해 7530원으로 16.4% 인상한 데 이어 10.9% 상승한 금액이다. 
이를 두고 유통업계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은 임대료·카드수수료·가맹비 부담이 완화되는 속도에 비해 인건비 부담 가중 속도가 너무 가파르다고 주장한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8월 정부의 내년도 최저임금 확정 이후 즉각 성명을 내고 이번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유통업계는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여러 방안 중 무인점포가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추석연휴 인건비 걱정?… 무인점포로 '해결'

인천에 위치한 한 무인카페 내부 모습. /사진=류은혁 기자

지난 추석연휴기간 대부분의 매장이 문을 닫고 휴무라고 쓴 글귀가 붙어있었지만 유독 사람이 바글거리는 곳이 있었다. 바로 키오스크가 설치된 인천의 한 무인카페다.
'커피에반하다24'라는 이름의 이 카페는 직원 없이 운영되는 커피매장이다. 테이크아웃뿐만 아니라 실내에서 커피를 마시며 쉬어갈 수 있는 카페와 구조가 같다.

커피에반한다24는 커피밴딩머신 '바리스타마르코'를 매장에 도입해 스마트 24시간 무인시스템을 가동한다. 이를 통해 기존 가맹점의 영업시간과 인건비 고민을 한번에 해결했다.

인천에 위치한 무인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있는 소비자 모습. /사진=류은혁 기자

이날 커피에반한다24에서 커피를 주문하던 최경인씨(27·남)는 "(커피에반하다24의 키오스크는) 복잡한 단계를 거치지 않고 직원에게 직접 주문하듯이 쉽게 주문할 수 있다"면서 "또 카드로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어서 이용하기 편리하다"고 말했다.
최씨는 이어 "추석연휴 동안 많은 (카페)매장이 휴업했는데 무인카페는 24시간 가게를 운영 중이어서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어 마음에 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최근 소규모 유통업체들 사이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대응방법으로 무인점포를 주목하고 있다. 생과일주스 프랜차이즈인 쥬씨에 따르면 매장에 키오스크를 도입하면 직원 1.5명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2018년 기준 최저임금 월 환산액이 157만원임을 감안할 때 키오스크를 활용하면 236만원이 절감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도 무인화 '열풍'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는 서울 중구 이마트24 조선호텔점. /사진=뉴시스

대형 유통업체나 프랜차이즈업체도 고용보다 무인화를 선택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분위기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인 롯데리아는 전국의 1350개 매장 중 약 45%인 610개 매장에 무인주문기를 설치,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맥도날드 역시 전국의 430개 매장 중 200개 매장에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4월 처음 무인 계산대를 도입했고 올 6월 기준 10개 점포에서 90여대를 운영 중이다. 올해 말까지 40개 매장에서 총 400대의 셀프 계산대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이마트도 올해 1월부터 셀프 계산대를 도입해 6월 기준 40개 점포로 확대했다. 이는 전체 매장의 30% 수준이다. 또 이마트24도 무인편의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대형 유통업체들도 인건비가 상승하자 대기업의 경영방식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기술기반의 시스템이 확대되는 만큼 대기업은 마진율이 높은 무인점포, 셀프계산 등으로 시선을 돌리는 것이다. 

반면 이 같은 현상이 최저임금 인상 여파가 아닌 기술의 발전에 의한 자연스러운 변화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저임금 인상이) 무인화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고 하는데 실상은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수요자의 요구가 만들어낸 자연스러운 결과물로 인식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고 분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