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 운전석은 한국과 반대다./사진=로이터
와이퍼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서야 우회전 깜빡이를 넣는다. 운전석도, 사이드브레이크도, 운전방향도, 모든 자동차 체계가 한국과 반대다. 다행히 브레이크와 엑셀은 같은 위치에 있다. 지난 9일 일본 훗카이도를 다녀왔다. 동반자가 5명이어서 대중교통보다 효율적이라 판단해 렌터카를 이용했다. 만만하게 봤지만 생각보다 어려웠다.
◆일본 렌터카, 여권·국제운전면허증 '필수'
렌터카 예약은 한국에서 가능하다. 홈페이지를 통해 차량, 보험, 고속도로 패스 등을 원하는대로 선택할 수 있다.
국제 운전면허증./사진=뉴스1
이틀간 5명이 타고 돌아다니기 위해 2000cc 차량을 빌렸다. 차량을 인도할 때 국제운전면허증과 여권이 필요했다. 국제운전면허증은 한국에서 간단히 발급 가능하다. 가까운 경찰서에 여권사진 1매와 운전면허증만 들고 가면 5분 안에 발급해준다. 발급된 국제운전면허증은 1년 간 사용 가능하다.
여행을 떠나기 전 지인이 “일본에서 역주행할 뻔했다”는 말을 듣고 코웃음을 쳤다. 차량을 인도받고 운전대를 잡으니 어색하긴 했지만 탈 만하다고 생각했다. 일본 자동차는 한국과 모든 것이 반대다. 운전자석, 좌우깜빡이 위치, 사이드브레이크 등 엑셀·브레이크 위치만 제외하면 대부분 반대쪽에 있다.
주차장을 빠져나와 무사히 숙소에 도착하나 싶었다. 호텔이 눈앞에 보였고 코너만 돌면 도착이었다. 파란불 신호에 좌회전 깜빡이를 켜고 코너를 도는 순간 길을 막고 있는 3대의 차량이 보였다. 모두 내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일방통행이었다. 깜짝 놀라 비상깜빡이를 켜고 빠져나왔다. 다행히 경적을 울리는 운전자는 없었다.
일본 훗카이도의 한 도로. 한국과 차선 방향이 반대다./사진=심혁주 기자
◆ 도심 속 일방통행… 도로 한 가운데 서있는 차량
도심 속에도 일방통행이 많아 당황하는 경우가 많았다. 교통체증을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초행길인 운전자는 무작정 돌지 말고 표지판을 잘 확인해야 한다. 일본에서는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만 진행할 수 있다. 교차로 대부분에 별다른 신호체계가 없으니 운전하기 전 표지판을 정확히 숙지해야 한다.
기본적인 운전법인 우회전과 좌회전이 가장 헷갈렸다. 우측통행인 한국과 반대로 일본은 좌측통행이다. 헷갈림을 방지하기 위해 나름의 규칙을 만들어 운전했다. 우회전은 넓게, 좌회전을 좁게. 보통 한국인들이 일본 운전을 할 때 우회전에서 많이 버벅거린다. 또 보행자 신호에 차량이 좌회전이나 우회전하는 것이 불법이 아니니 보행자를 잘 확인하고 주행해야 한다.
일본에서 운전을 하다 보면 신호등이 없는 도로 한 가운데 서있는 차량을 자주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허용 구간을 제외하고 중앙선을 넘는 것은 무조건 불법이지만 일본은 정반대다. 금지구간이 아니라면 어디서나 중앙선을 넘을 수 있다. 쉽게 말해 왼쪽 도로로 달리던 차량이 오른쪽에 있는 시설로 가기 위해 중앙선을 횡단해 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차량이 서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외에도 급격히 왼쪽으로 쏠려 운전하는 기분이 들었다. 오른쪽 운전대에 익숙해 차량을 중앙으로 맞추다보니 일어난 일이었다. 차량이 쏠린 모습으로 한국인 운전자를 판별할 수 있었다.
◆ 한국과 일본, 추월차선도 달라
일본과 한국은 고속도로 추월차선도 다르다. 중앙분리대를 기준으로 한국은 가장 가장자리에 있는 차선이 추월차선인데 반해 일본은 안쪽 차선이 추월차선이다. 자연스레 1차선으로 주행했지만 뒤에서 빠르게 달려오는 차량을 보고는 차선을 옮겨 주행했다.
일본 훗카이도 한 시내의 모습./사진=심혁주 기자
◆ 한국과 일본, 추월차선도 달라
일본과 한국은 고속도로 추월차선도 다르다. 중앙분리대를 기준으로 한국은 가장 가장자리에 있는 차선이 추월차선인데 반해 일본은 안쪽 차선이 추월차선이다. 자연스레 1차선으로 주행했지만 뒤에서 빠르게 달려오는 차량을 보고는 차선을 옮겨 주행했다.
고속도로에서 경찰차가 직접 사이렌을 켜며 속도를 제어하는 모습도 신선했다. 제한속도인 80km/h를 넘어 달리는 차량이 있으면 순식간에 앞으로 가 길을 막았다. 이로 인해 수 십대의 자동차가 줄이어 가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이틀간 무사히 운전을 마쳤다. 귀국 후 나흘 만에 한국에서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올림픽대로에서 차선 변경을 하려 했는데 이런, 오른쪽 와이퍼에 손이 갔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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