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탈출 도왔다”던 디마리아, 친정팀 맨유 상대로 맹활약… ‘MoM’까지

13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2도움 대활약을 펼친 PSG의 미드필더 앙헬 디 마리아. /사진=로이터

2013-2014시즌 레알 마드리드가 ‘라 데시마(챔피언스리그 10회 우승)’을 달성하는데 큰 공헌을 한 앙헬 디 마리아는 그해 여름 영국 축구 역사상 최고 금액인 5970만 파운드(한화 약 884억원)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로 이적했다. 그러나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국 이듬해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팀을 떠났다. 

그리고 디 마리아는 약 4년 만에 올드 트래포드를 찾았다. 맨유 팬들은 환영보다 야유로 그를 맞이했다. 또 전반전 터치라인 부근에서는 팀 동료였던 애슐리 영이 고의로 밀치면서 펜스에 부딪혀 큰 부상을 당할 뻔 했다. 그러나 이후 디 마리아는 보란 듯이 대활약을 펼치며 '친정팀' 맨유를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다.
디 마리아는 경기 전 프랑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맨유에서의 1년은 내 커리어에서 좋은 기억이 아니다. 그들은 내가 자신감을 되찾기까지 기다려주지 않았다. 당시 감독(루이스 반 할)과 문제가 있었다. 하나님 덕분에 맨유를 떠나 파리로 올 수 있었다”고 당시 힘들었던 상태를 고백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날 맹활약을 펼치면서 당시의 아픔을 말끔히 씻어냈다.

PSG는 13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프레스넬 킴펨베, 킬리안 음바페의 골에 힘입어 맨유에 2-0 완승을 거두고 8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PSG는 주축 선수들인 네이마르, 에딘손 카바니, 토마스 뫼니에의 부재 속에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 체제 하에 10승 1무를 질주하고 있었던 맨유를 상대했다.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한 수 위의 기량으로 맨유를 압도했다. 수비수 마르퀴뇨스를 전진 배치해 맨유의 핵심 미드필더인 폴 포그바를 꽁꽁 묶는 토마스 투헬 감독의 전략도 주효했다.

특히 이날 승부를 결정지은 디 마리아의 발끝이 빛났다. 0-0 상황이 이어지던 후반 8분 코너킥 상황에서 디 마리아가 날린 킥은 맨유 수비진과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를 지나 킴펨베에게 정확히 배달됐다. 약속된 플레이처럼 맨유 선수들의 견제를 피해 홀로 돌아 들어가던 킴펨베는 디 마리아의 크로스를 지체 없이 슈팅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뽑아냈다.

PSG의 공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후반 15분 왼쪽 측면을 파고들던 디 마리아가 전매특허인 빠르고 낮은 크로스를 올렸고 음바페가 엄청난 속도로 수비수 사이를 헤집고 들어오면서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순식간에 두 골을 내주며 승기를 완전히 잃은 맨유는 설상가상으로 경기 종료 직전 포그바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하면서 적진에서 열리는 2차전의 전망까지 어둡게 됐다.

경기 후 각종 매체도 이날 PSG의 승리 주역으로 디 마리아를 꼽았다. 영국 매체 ‘BBC’는 ‘맨 오브 더 매치(경기 최우수 선수)’로 디 마리아를 선정했으며,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도 디 마리아에게 최고 평점인 8.1을 부여했다. ‘스카이스포츠’ 역시 디 마리아에게 이날 출전 선수 중 가장 높은 평점인 8점을 매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