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펀컴퍼니
국내 모바일시장에 수집형 RPG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대규모 오픈필드에서 펼쳐지는 유저간 대결(PvP)이 특징인 MMORPG가 여전히 대세지만 최근 출시된 게임을 보면 영웅 수집 위주의 RPG가 급증하는 추세다. ◆미소녀 마니아층 공략
미소녀 마니아층을 공략한 수집형 RPG는 2017년부터 꾸준하게 출시되고 있다. 얼터널티브 걸즈2, 여신의 키스, 소녀전선, 붕괴 3rd, 벽람항로 등이 마니아층의 호평을 받았다. 주로 미소녀 캐릭터가 전투병기로 키워져 가상세계의 적과 싸우는 세계관을 지녔다.
올 들어 미소녀 RPG의 볼륨을 확대시키는 신규 게임들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일본 ‘섬란카구라’의 모바일 RPG버전 ‘섬란카구라: 시노비 마스터’를 필두로 ‘라스트 오리진’, ‘마녀병기’ 등 국내외 게임사를 가릴 것 없이 19세 이상 이용가 버전의 게임을 출시했다.
라스트오리진. /사진=스마트조이
이런 미소녀 게임의 흥행 원인을 거슬러 올라가면 일본의 콘텐츠 문화에 기인한다. 2D 기반의 아름다운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는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과 모에(등장인물에 대한 애착 및 사랑) 문화가 결합돼 시너지효과를 누린다는 것. 관련 배경에 대해 ‘오타쿠’ 문화의 대중화로 보는 시선도 많았지만 최근 출시된 게임들은 여성이 주체적으로 전투에 임하는 형태를 띄고 있다. 소모적인 콘텐츠를 벗어나 ‘걸크러시’ 매력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미소녀 게임만의 독특한 문화로 자리잡았다.최근 모바일게임의 비즈니스모델(BM) 트렌드가 패키지상품에서 코스튬 및 스킨으로 이동한 것도 미소녀 RPG의 흥행에 일조했다. 서버 이슈로 정식 출시 직후 운영을 중단했던 라스트오리진의 경우 지난 1일 새롭게 서비스를 시작하며 판매한 스킨아이템이 매출의 주 요인이었다. 라스트오리진은 출시 직후 구글플레이 기준 매출 순위 8위까지 뛰어 올랐고 지난달 21일 신규 업데이트를 실시한 붕괴 3rd도 12위로 역주행에 성공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스킨 판매형태의 콘텐츠 소비가 늘면서 수집형 RPG가 게임사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며 “라스트오리진이 섬란카구라보다 늦게 출시됐음에도 매출에서 앞선 것을 보면 국내에서 선호하는 문화가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꺼진 IP 다시보자
미소녀 RPG를 중심으로 수집형 장르가 인기를 얻자 기존 게임도 콘텐츠를 대거 추가하며 인기몰이에 편승하는 분위기다.
2014년 출시 후 수집형 RPG의 대명사로 불리는 ‘세븐나이츠’는 지난달 20일 투기장과 숨은강자들 항우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게임빌은 지난해 3월 출시한 수집형 RPG ‘빛의 계승자’에 ‘서머너즈 워’ 컬래버레이션 캐릭터를 추가하며 기존 유저의 반향을 이끌어냈다. 컴투스 역시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서머너즈 워와 컬래버레이션한 빛의 계승자. /사진=게임빌
웹툰과 애니메이션 기반의 수집형 RPG도 개발사의 메인 IP로 꼽힌다. 수집형으로 제작하기에 알맞은 세계관을 가졌고 다양한 등장인물을 그대로 옮겨올 수 있어 신규 IP보다 개발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다만 와이디온라인의 ‘갓 오브 하이스쿨’ 이후 웹툰 기반 수집형 RPG가 매출 10위권 내 순위를 장기간 유지한 사례가 없어 여전히 딜레마가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보는 게임’에 대한 유저의 니즈가 높아지면서 수집형 RPG도 캐릭터 및 배경 일러스트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고 설명했다.
중소개발사 관계자는 “수집형 RPG는 캐릭터 등급에 따른 BM과 인지도에 따라 적은 비용을 들여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콘텐츠”라면서도 “최근에는 일러스트에 따라 게임 선호도가 갈려 작가 섭외 경쟁도 치열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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