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넥슨
“3, 2, 1, GO!”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출발 신호와 함께 방향키 ‘↑’를 눌러 부스트를 받고 시작하는 그 게임. 바로 ‘크레이지 레이싱 카트라이더’(카트라이더)다. 2004년 6월 베타서비스로 시작한 카트라이더는 15년째 서비스를 이어온 장수게임으로 레이싱 본연의 재미를 살렸다는 점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특히 배찌, 디오, 우니, 디지니 등 귀여운 캐릭터와 간편한 조작법으로 청소년층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캐릭터·맵이 다양하게 추가된 후 아이템·스피드전에서 실력을 겨루는 2030세대까지 가세하면서 바야흐로 카트라이더 전성시대가 열린다. 일정 맵에서 속도를 겨루는 ‘테일즈런너’(2005년)나 ‘알투비트’(2006년)가 등장한 것도 이 시기다.

그러나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말처럼 카트라이더도 서서히 존재감을 잃었다. 캐주얼 대전게임의 선두주자였던 ‘포트리스’가 PC방에서 종적을 감추더니 카트라이더도 비슷한 운명을 맞았다. 마니아들만 간간히 즐기거나 명절에 모인 친구들끼리 추억을 회상하기 좋은 게임으로 전락하며 PC방 점유율도 큰 폭으로 떨어진 것.


트위치를 통해 방송중인 카트라이더 라이브. /사진=넥슨
기억속에서 서서히 잊혀졌던 카트라이더는 지난해 여름을 기점으로 재도약의 포문을 열었다. 넥슨은 수익위주의 운영체제에서 벗어나 유저에게 혜택을 돌려주는 방향으로 시스템을 재편했다. 접속보상이나 플레이 미션으로 유료 카트바디를 지급하는 형태로 유저 유입률을 높인 것.
게임 크리에이터들의 카트라이더 콘텐츠도 역주행에 크게 일조했다. ‘김택환’, ‘형독’ 등 카트라이더 리그 출신 크리에이터의 영상콘텐츠와 문호준, 신종민, 유영혁 등 e스포츠 선수의 개인방송이 화제를 모았다. 해당 팬덤과 선수들이 게임을 즐기면서 지난해 12월 진행한 ‘GOD테마’ 업데이트에 많은 유저가 몰렸다.

올 들어 지난 1월5일 개막한 ‘2019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1’이 매주 토요일 네이버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 되면서 회당 10만명 이상의 누적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e스포츠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오는 29일 진행하는 결승전의 경우 지난 11일 티켓 오픈 1분 만에 매진될 만큼 큰 주목을 받았다.

PC방 점유율도 수직 상승했다. GOD테마 업데이트 후 10위권으로 뛰어오른 카트라이더는 지난달 25일 ‘로스트아크’를 제치고 5위로 올라섰다.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카트라이더는 지난 13일 기준 3.96%의 점유율로 6위를 기록했다.


넥슨 관계자는 “내부에서는 카트라이더의 반등 요인을 크게 세 가지로 본다”며 “게임 운영기조의 변화와 맞물려 카트라이더 관련 영상콘텐츠가 늘었고 e스포츠 리그가 활성화 되면서 유저 유입률이 높아졌다.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리며 시너지효과를 냈다”고 말했다.

한편 카트라이더는 국내 2800만명의 회원과 글로벌 3억3800만명의 유저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