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보증기관의 분양가 통제에 반발, 후분양으로 진행한 경기도 '과천 푸르지오 써밋'의 시공업체 이윤이 5%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10% 안팎으로 알려진 아파트 시공 이윤의 절반 수준이다. 정부의 고분양가 통제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보증 심사가 강화된 이후 건설업체 간 출혈경쟁이 심화되며 업계 수익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지적이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분양해 이달부터 입주가 시작된 과천푸르지오써밋의 공사비는 서울 강남의 85% 수준인 3.3㎡당 470만원이다. '시공 후 분양'을 선택한 만큼 공정 과정에서 일부 공사비는 자체적으로 조달했다는 게 시공업체인 대우건설 설명이다.
이 아파트는 시행 측인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조합이 2017년 분양보증 신청 당시 3.3㎡당 3313만원의 분양가를 원했지만 HUG가 2000만원대 후반을 요구해 결국 후분양을 선택했다. 이후 분양가는 조합이 원했던 금액보다 약 685만원(20.7%) 비싼 3.3㎡당 3998만원에 책정됐다.
하지만 시공사의 재무건전성이 나쁠 경우 후분양이 힘들고 공사대금을 빌리려면 이자부담도 커지는 만큼 수익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건설업체들이 후분양을 택하는 이유는 선분양 시 반드시 받아야 하는 분양보증 심사에서 고분양가 규제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대형 건설업체의 아파트사업 순이익률은 10%대 안팎이다. 시공능력평가(2019년) 기준 국내 상위 5개 건설업체 영업이익률은 ▲삼성물산 건설부문 5.0% ▲현대건설 5.1% ▲대림산업 11.4% ▲GS건설 7.4% ▲대우건설 4.1% 등이다.
아파트 시공의 경우 일반 영업이익률보다 대체로 높다는 게 건설업계 설명이다. 그만큼 공공공사 등에 비해 수익이 더 난다는 의미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시공사 간 과열경쟁으로 시공비가 낮아져 사업 수익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지만 그럼에도 다른 공사보다는 마진율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과천 푸르지오 써밋의 수익률이 평균보다 낮지만, 지역 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갈수록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 수익성이 지금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인구 수 감소로 주택보급률은 이미 100%를 넘었고 저성장과 정부 규제가 지속될 경우 이 같은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한 대형건설업체 관계자는 "건설기업이나 디벨로퍼 입장에서 사업을 결정할 만한 유인은 이익이나 상징성, 즉 다음 사업을 위한 메리트가 있다고 판단될 때인데 과천이나 강남의 경우 수익성이 낮아도 경쟁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