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정의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류호정 의원(27)이 20일 국회 본회의에 편안한 복장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임한별 기자
엄숙한 국회에서 유시민의 '백바지 사건'과 비견될 장면이 연출됐다. 20일 류호정 정의당 의원(27)이 캠퍼스룩 차림의 복장으로 본회의장에 들어선 것.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정의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류 의원은 20일 국회 본회의에 흰색 셔츠와 청바지 차림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류 의원의 이 같은 차림은 지난 2003년 베이지색 면바지와 라운드티를 입은 채 의원선서를 하러 나왔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이른바 '백바지 사건'을 연상케 한다. 


국회 안팎에선 시대가 시대인 만큼 경직된 복장 문화를 개선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의원들이 여전히 정장과 넥타이를 고수하는 분위기에서 류 의원의 이 같은 복장은 눈에 띌 수밖에 없다. 다만 유 이사장의 경우와 달리 이번에는 고성과 야유가 없었다.

과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국회에 첫 입성했던 지난 2003년 캐주얼한 복장으로 의원선서에 나선 바 있다. /사진=YTN 방송화면 캡처
2003년 당시 재선거를 통해 당선된 유 의원(당시 국민개혁정당)은 캐주얼한 복장으로 곤욕을 치렀다. 의원선서를 하러 본회의장에 나온 그에게 고성과 야유가 쏟아졌다. 
당시 여야 국회의원들은 "저게 뭐냐. 당장 밖으로 나가라", "탁구 치러 왔나. 예의가 없다" 등 항의가 빗발쳤고 여야 의원 50여명이 퇴장해버려 의원선서는 다음날로 연기됐다. 

유 의원은 결국 정장에 넥타이를 맨 채 다른 의원과 함께 의원선서를 마쳤다. 이후 그는 '백바지 입은 싸가지'라는 수식어의 주인공이 됐다.

그로부터 17년이 흐른 2020년. 또다른 '싸가지'의 등장에 과연 지엄한 국회 복장 문화에 변화가 생길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