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국민참여형 뉴딜펀드 조성 및 뉴딜금융 지원방안' 합동브리핑에서 발표문을 낭독하고 있다./사진=장동규 기자
사실상 원금과 최소 1.5%의 수익률을 보장하는 뉴딜펀드에 투자자의 관심이 쏠린다. 금융당국이 주린이(주식투자+어린이)의 마음을 훔쳤던 공매도 금지 조치를 연장한 데 이어 수익률을 보장하는 뉴딜펀드를 출시해 펀린이(펀드투자+어린이)들의 마음을 흔들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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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원금보장·수익률 '1.5%+α'━
한국판 뉴딜 펀드는 ▲정책형 뉴딜펀드 신설 ▲뉴딜 인프라펀드 육성 ▲민간 뉴딜펀드 활성화 등 세 축으로 구성됐다.먼저 정부가 투자 위험을 우선 부담하는 '정책형 뉴딜펀드'는 내년부터 2025년까지 5년간 총 20조원 규모로 신설된다. 정부·정책금융기관(산은·성장사다리펀드) 출자를 통해 민간 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수행하는 모펀드를 조성하고, 일반 국민을 포함한 민간 자금을 매칭해 자펀드를 결성하는 구조다.
모펀드에는 공공부문이 5년간 전체의 35%를 차지하는 7조원(연 1조4000억원)을 쏟아붓는다. 정부가 매년 6000억원씩 5년간 3조원, 산은과 성장사다리펀드가 연 8000억원씩 총 4조원을 맡는다. 총 7조원의 모펀드는 자펀드의 후순위 출자자 역할을 맡는다. 만약 손실이 발생할 경우 이 7조원 내에서 손실을 우선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자펀드는 모펀드 출자(35%)와 민간 매칭(65%)을 통해 연간 4조원씩 총 20조원 규모로 결성된다.
자펀드 투자는 주식 및 채권인수, 메자닌 증권 인수, 대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투자대상은 ▲그린 스마트 스쿨, 수소충전소 구축 등 뉴딜 관련 민자사업 ▲디지털사 회간접자본개발(SOC) 안전관리시스템, 신재생에너지 시설 등 민자사업 외 뉴딜 인프라 ▲수소·전기차 개발 프로젝트 등 뉴딜 관련 프로젝트 ▲뉴딜 관련 창업・벤처기업, 중소기업 및 주력 기업 등이다.
투자대상에는 네이버와 카카오와 같은 대기업들도 포함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같이 공동프로젝트로 하고 지원 필요성이 큰 경우 투자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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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채 보다 높은 금리?… "원금보장 수준 될 듯"━
정부는 정책형 뉴딜펀드가 사실상 원금을 보장하고 적어도 국고채 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가령 1000억원 규모의 정책형 뉴딜펀드 자펀드에 정부와 정책금융이 350억원을 출자한 경우 30%의 손실이 나더라도 재정에서 먼저 손실분을 차감하기 때문에 투자자는 650억원 원금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다만 자펀드 성격에 따라 정부와 정책금융의 출자금액이 달라지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원금을 35%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은성수 위원장은 "정부와 정책금융이 평균적으로 35% 정도를 커버해주기 때문에 즉, 투자를 해서 손실이 35% 날 때까지는 이 35% 손실을 다 흡수한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현재 은행권에서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0.8% 수준이다. 국고채 수익률은 3년물 0.923%, 10년물 1.539%다. 금융당국은 은행 정기예금이나 국고채에 비해선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것이라며 3% 수익률은 사실상 어렵다는 점을 시사했다.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연 0~1%대로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뉴딜펀드가 재테크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보다 높은 수익률을 원한다면 민간 뉴딜펀드에 투자해야 한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그린·디지털 분야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이 예상되는 소수 기업에 집중투자하는 공모펀드인 '삼성 뉴딜 코리아 펀드'를 오는 7일 출시할 예정이다.
민수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상무는 "한국에는 아마존이나 테슬라 같은 혁신기업이 없어서 투자할 곳이 없다고 하는데 저희는 세상의 변화를 선도하는 그린·디지털 관련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를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NH-아문디자산운용은 국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필승코리아 펀드'를 출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강비한 것으로 유명한 이 펀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내기도 했지만 설정 후 1년간 56%의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장기적인 성과를 추구하는 뉴딜펀드가 정권 교체 시에도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금융권 관계자는 "뉴딜펀드의 수익률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최근 주식시장에서 뉴딜 관련주에 관심이 높은 만큼 데이터센터, 자율주행전용도로, 수소충전소 등 뉴딜사업의 성과가 나오면 펀드도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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