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체제의 현대기아차, 조직개편 방향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인사는)수시로 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앞으로 단행될 인사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그는 15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일을 더 오픈해서 할 수 있는 문화로 바꾸겠다"며 "회사내에서 좋은 아이디어들이 많이 수렴되도록 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이 그룹 경영을이끌면서 정몽구 명예회장과는 다른 방향의 인사가 예상된다. 자동차업계의 빠른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춘 인물이 필요하기 때문. 정 부회장은 기존 자동차 라는 개념을 넘어선 차세대 '모빌리티' 개발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어떤 인물 중용될까
자동차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2년 전 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자리에 오르며 함께 호흡을 맞춘 인물을 주목한다. 대표적으로 김걸 현대차 기획조정실장 사장과 공영운 현대차 전략기획담당 사장, 이광국 현대·기아차 중국사업총괄 사장, 장재훈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장 겸 제네시스사업부장 부사장 등을 꼽는다.

계열사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김걸 사장은 복잡한 순환출자 방식의 현대차그룹 지배 구조를 개편하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1965년생인 그는 1988년 현대차에 입사해 글로벌전략실장과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쳤고 지난해 미국 자동차 전장부품업체인 앱티브와 현대차 간 자율주행 합작사 설립에도 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일보 기자 출신 공영운 현대차 전략기획담당 사장은 2009년 이사, 2010년 상무에 이어 전략개발팀장과 홍보실 부사장을 거쳐 2018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1964년생으로 10년 만에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마케팅 전문가 이광국 현대·기아차 중국사업총괄 사장도 관심을 모은다. 1963년생인 그는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해 어려움을 겪는 중국에서의 분위기를 바꿀 과제를 안았다.

삼성전자 부사장을 역임한 지영조 전략기술본부장 사장은 현대차의 미래를 책임졌다는 평이다. 현대차의 신사업 개발을 맡아 UAM(도심항공모빌리티)와 로보틱스 등 자동차 이외 사업에서 역할을 수행 중이다.


3가지 중책을 맡은 장재훈 부사장도 정 회장의 신임을 받는다. 경영지원본부장과 국내사업본부장, 제네시스사업부장을 겸임하고 있다. 1964년생으로 정 회장과 같은 고려대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정 신임 회장이 과거 외부에서 영입한 인재들은 그룹 내 R&D(연구개발)와 디자인 부문 등에서 핵심 요직에 포진한 만큼 그들의 역할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나아가 해외 경쟁사나 타업종에서 꾸준히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노력해온 만큼 예상치 못한 인사도 있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은 역할에 가장 적합한 인물을 찾는 데 주력해온 만큼 앞으로의 인사도 파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