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구마사’ 집필을 맡은 박계옥 작가를 둘러싼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사진은 감우성, 장동윤, 박성훈, 김동준, 이유비, 금새록, 서영희, 정혜성(위쪽부터 시계방향). /사진=스튜디오플렉스, 크레이브웍스, 롯데컬처웍스

‘조선구마사’ 집필을 맡은 박계옥 작가를 둘러싼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심지어 조선족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SBS 측은 지난 23일 다수의 매체를 통해 “박계옥 작가가 조선족이 아니”라는 해명을 내왔다.
최근 온라인커뮤니티를 통해 ‘박계옥 작가가 조선족’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앞서 박계옥 작가가 집필한 tvN ‘철인왕후’는 혐한 논란이 불거졌던 중국 소설 '태자비승직기'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실제 원작 소설의 선등 작가는 고려 문화와 한국인을 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며 혐한 성향을 드러낸 바 있다.

‘철인왕후’에서는 실존인물인 순원왕후와 신정왕후를 우스꽝스럽게 표현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극 중 유곽 ‘옥타정’이라는 이름은 집단 성폭행 시도가 있었던 서울 클럽 ‘옥타곤’을 연상케 하고, 극 중에서도 성접대 풍경을 재현한다고 비판 받았다.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조선왕조실록을 두고 극 중 김소용(신혜선 분)이 “조선왕조실록도 한낱 지라시네”라고 하거나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걸작에 선정된 종묘제례악으로 “언제까지 종묘제례악을 추게 할 거야”라고 했다.


박 작가는 지난 15일 중국 콘텐츠 제작사 항저우쟈핑픽처스유한공사(쟈핑픽처스)와 집필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쟈핑픽처스는 2019년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MBC 드라마 ‘이몽’에 투자한 회사다. 
박 작가의 작품 일부에 조선족이 등장하는 것도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그가 ‘중국식 출장 연애’라는 작품을 저작권 등록해놓은 점, 영화 ‘댄서의 순정’(2005년) 주인공인 문근영은 연변 출신 조선족 소녀로 출연했고. 드라마 ‘카인과 아벨’(2009년) ‘닥터 프리즈너’(2019년)에서는 조선족이나 조선족를 흉내내는 캐릭터가 등장했다. 박 작가가 '리틀 차이나'라는 작품을 집필하다 무산됐던 사실도 조선족 주장에 무게를 실었다.

앞서 지난 22일 첫방송된 ‘조선구마사’에서는 아버지 태종(감우성 분)의 명을 받고 서역에서 온 구마사제 요한(달시 파켓 분), 통역 담당 마르코(서동원 분)를 만나는 충녕대군(장동윤 분)의 모습이 그려졌는데, 이때 기생집에서 중국식 술병과 중국 음식인 월병, 피단, 중국식 만두 등이 등장하며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졌다.

제작진은 “셋째 왕자인 충녕대군이 세자인 양녕대군 대신 중국 국경까지 먼 거리를 이동해 서역의 구마 사제를 데려와야 했던 상황을 강조하기 위해 '의주 근방'(명나라 국경) 이라는 해당 장소를 설정했고 (이를)자막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명나라를 통해서 막 조선으로 건너 온 서역의 구마사제 일행을 쉬게 하는 장소였고 명나라 국경에 가까운 지역이다 보니 ‘중국인의 왕래가 잦지 않았을까’하는 상상력을 가미하여 소품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조선구마사’ 측은 “극중 한양과 멀리 떨어진 변방에 있는 인물들의 위치를 설명하기 위한 설정이었을 뿐 어떤 특별한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다만 예민한 시기에 오해가 될 수 있는 장면으로 시청의 불편함을 드려 죄송하다. 앞으로 방송 제작에 유의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제작진의 해명에 일침을 가했다. 그는 “이미 중국 네티즌들은 웨이보를 통해 '당시 한국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며 드라마 장면을 옹호하기 시작했다”면서 “특히 최근에는 중국이 한복, 김치, 판소리 등을 자신의 문화라고 주장하는 '新 동북공정'을 펼치고 있는 와중에 또 하나의 빌미를 제공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제작진 역시 입장문에서 '예민한 시기;라고 언급했듯이, 이러한 시기에는 더 조심했었어야 한다”며 “이미 한국 드라마는 글로벌화가 되어 정말로 많은 세계인들이 시청하고 있다”고 전하며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의 훌륭한 문화와 역사를 알리기도 시간이 모자란데, 왜곡 된 역사를 해외 시청자들에게 보여서는 안 될 것”이라고 단호하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