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씨가 사망한 지난 23일 5·18 유공자인 60대 남성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사진은 고 조비오 신부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은 전씨가 이순자씨 손을 잡고 지난 2019년 3월11일 광주광역시 동구 법정동 광주지법 대법정에서 재판을 마친 뒤 청사를 나서는 모습. /사진=임한별 기자
전두환씨가 사망한 지난 23일 5·18 유공자인 60대 남성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전남 강진경찰서는 지난 23일 오후 4시쯤 전남 강진군 군동면 한 저수지에서 5·18 유공자인 A씨(68)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24일 밝혔다. 사망 원인은 익사로 추정된다.
A씨는 전날 전북 익산에 있는 자신의 집에 유서를 남기고 사라져 가족들이 실종 신고를 한 상태였다. 유서에는 "몸이 아프고 힘들다. 5·18에 대한 원한이나 서운함을 모두 잊고 가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진군이 고향인 A씨는 중학교 졸업 후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대학교를 졸업하고 군복무를 마친 뒤 전남 한 사찰에서 승려로 생활했다. 지난 1980년 5월18일 부처님 오신 날 행사를 준비하던 중 계엄군의 진압으로 다친 부상자를 후송하다가 계엄군의 총에 맞았다.
A씨는 당시 총상으로 하반신이 마비되는 등 후유증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 5월에는 전씨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서기도 했다.
오월단체와 광주 시민단체는 전씨의 사망에 분노했다. 5·18기념재단과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은 지난 23일 성명을 통해 "역겨운 삶을 살았던 학살자 전두환은 지연된 재판으로 결국 생전에 역사적 심판을 받지 못하고 죄인으로 죽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계속되는 거짓말과 왜곡으로 국민과 대한민국 사법부를 기망한 전두환은 반성과 사죄는 커녕 자신의 회고록으로 5·18 영령들을 모독하고 폄훼했다"며 "만고의 대역죄인 전두환의 범죄행위를 명명백백히 밝혀 역사 정의를 바로 세워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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