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3성급 호텔 객실 내 비치돼있던 생수 병뚜껑에 락스가 묻어 피해를 입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이미지투데이
한 3성급 호텔 객실 내 비치됐던 생수 병뚜껑에 락스가 묻어 피해를 입었다는 글이 올라왔다.지난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유명 호텔에서 락스가 든 생수를 마시고 죽을 뻔했다'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글을 작성한 A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11월 다음날 오전 일정을 위해 근처에 있는 유명 3성급 호텔을 방문했다.
당시 A씨는 객실 내 비치된 생수를 마시려 했으나 물이 혀에 닿자마자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의 락스 냄새를 맡았다. 곧바로 입안을 헹궜지만 락스가 닿은 혀에는 붉은 반점과 혀유두가 올라왔다. A씨는 "입술은 따갑고 락스 특유의 독한 냄새는 계속 입안을 맴돌았다"며 "생수에서도 여전히 락스 냄새가 진동했고 물방울이 튄 바지는 그 자국을 따라 탈색됐다"고 밝혔다.
A씨가 자신의 바지에 틘 자국을 올린 사진(왼쪽)과 한 누리꾼이 생수병에 대한 의혹을 단 댓글.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네이트판 캡처
크게 놀란 A씨가 호텔 프런트에 피해 사실을 알리자 직원도 냄새를 맡더니 눈살을 찌푸리며 "락스가 맞다. 이런 일은 처음이니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말해 A씨는 경찰서에서 진술서를 작성한 뒤 호텔로 돌아왔다.그는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한 결과 물에서는 락스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으나 병뚜껑에서 화학성분이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경찰은 "외부에서 주사기로 주입한 흔적도 없고 호텔 직원들을 조사해봐도 더 이상 나오는 게 없다"며 해당 사건을 과실치상으로 결론 내리고 수사를 종결했다.
A씨는 "주사기로 주입된 것이 아니면 더 파고들어 명명백백히 따지고 조사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자칫 크게 번졌을 수도 있는 사건을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이유로 종결하는 게 말이 되냐"고 분노했다.
그는 "결국 호텔 측과 알아서 합의하라는 말을 끝으로 이 사건은 허무하게 끝났다"며 "허름한 여관도 아니고 내·외관이 화려하고 깔끔한 호텔에 아무렇지 않게 이런 생수가 비치된 것도 너무 황당하다"고 전했다. 또 "호텔 측에서는 '수사 결과가 나와야 조치해줄 수 있다'는 답변을 반복하더니 아직도 아무 연락과 조치가 없는 상황"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한 누리꾼은 "뚜껑 재사용이 아닌 미개봉 생수 병뚜껑의 미세한 틈으로 누군가 락스를 주입하는 장난을 친 것 같다"며 "소량으로 주입해서 물까지는 락스가 안 들어가고 뚜껑에서만 락스가 번졌을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A씨는 "이 가설이 현재로서는 제일 유력한 것 같다"며 "호텔 측의 실수였는지, 누군가 고의성을 가지고 벌인 일인지 밝혀내고 싶다"고 토로했다. 이와 함께 "경찰의 대처가 너무 답답하다. 내가 그대로 물을 마셨으면 어떻게 됐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며 "종결시키기 급급했던 지난날과 달리 이 사건이 공론화돼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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