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의 모습. 2022.4.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최현만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 수정안 강행 수순에 들어간 가운데 검찰 내부에서는 시일야방성대곡을 인용하며 울분을 표출하거나 검사선서가 바뀌어야겠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강수산나 인천지검 부장검사는 27일 오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한말 굴욕적인 을사늑약(1905년)에 울분을 토한 장지연 선생의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을 인용하며 "목놓아 울고 싶은 하루"라고 심경을 밝혔다.

을사늑약 체결 후 황성신문에 게재됐던 시일야방성대곡에는 "정부의 대신이란 자들은 자기 일신의 영달과 이익이나 바라면서 위협에 겁먹어 머뭇대거나 벌벌 떨며 나라를 팔아먹는 도적이 되기를 감수했다" "단군과 기자 이래 4000년 국민 정신이 하룻밤 사이에 홀연 망하고 말 것인가"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강수산나 부장검사는 "국회의원 다수는 검찰수사권 박탈이 가져올 국민의 피해와 국가적 재앙보다 차기 선거 때 공천을 좌우할 강성 당원들의 표심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송봉준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는 "국회에서 힘의 논리로 밀어붙이고 있는 법안이 통과되면 검사선서에 관한 규정도 개정이 필요할 듯하다"고 언급했다.

송 부부장검사는 검사선서에서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따뜻한 검사'는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직접 만나기는 어렵지만 멀리서 돌보는 따뜻한 검사'로 바뀌어야 할 것 같다며 "슬픈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황우진 대구지검 부장검사는 "다시 한번 국민의 대표님들의 현명한 판단을 호소한다"며 "전 세계 어디에 내놔도 자랑스러운 사법제도를 설계해달라"고 밝혔다.

그는 추후 UN 사법 관련 기구나 관심 있는 국가에서 우리나라 검수완박 입법자료를 요청해 공론화하게 되면, 국제적으로 우리나라 위상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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