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자동차 제조업체 르노가 러시아 자회사 지분을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현지 국영기업에 넘기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로이터
지난 27일(이하 현지시각) 미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르노는 러시아 자회사 아브토바즈 지분 68%를 러시아 국영 자동차연구개발(R&D)센터(NAMI)에 매각하는 방안을 러시아 정부와 협상 중"이라고 전했다.
NAMI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사용하는 리무진 등 러시아 자동차, 트럭 등의 설계와 제작을 후원하는 국영기관이다. 아브토바즈의 나머지 지분 32%는 러시아 최대 방산기업인 국영 로스텍이 보유중이다.
데니스 만투로프 러시아 산업부 장관은 러시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르노와의 매각이 이뤄지면 모스크바에 있는 르노 공장 지분이 모스크바 당국으로 이관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해 르노 최대 주주(지분율 15%)를 지닌 프랑스 정부는 매각 협상 관련 논평을 거부했다. 만투로프 장관은 "(르노) 인수는 러시아 정부의 계획에 없고 (아브토바즈를) 국유화할 생각도 없다"며 이번 매각은 르노가 러시아 사업부를 러시아 정부에 수탁하는 형태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협상 관련해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르노에 러시아 시장 복귀로를 열어준 것이라며 국제사회 제재에 어려움을 느끼던 르노가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봤다.
르노의 러시아 시장 비중은 큰 것으로 알려졌다. WSJ에 따르면 지난해 르노의 러시아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30%에 달했다. 러시아 매출은 전체 매출의 10%고 아브토바즈에서 얻은 수익률은 8.7%인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정부의 국유화 작업이 진행되기 전 사업 관리권을 넘겨 현지 자산몰수를 막을 수 있다.
크레디트스위스(CS)는 "러시아 자동차 시장이 언제 반등하고 지정학적 위기가 언제 끝날지는 모르지만 르노가 러시아로 복귀할 수 있는 문을 (러시아 정부가) 열어 놓은 것"이라며 해당 협상이 러시아의 외국기업 국유화 문제 해결 방법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 국가두마(하원)는 현재 자국에서 철수하는 외국기업의 자산을 국유화하는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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