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91.36포인트(3.52%) 하락한 2504.51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닥은 전거래일 대비 41.09포인트(4.725%) 떨어진 828.77로, 원·달러 환율은 15.19원 오른 1,284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환율이 1280원대 후반까지 치솟고 코스피가 올들어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국내 금융 시장에 불안이 번지고 있다./사진=뉴스1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로 코스피가 1년8개월여만에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국민주'로 불리는 대형주들이 일제히 폭락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1.36포인트(3.52%) 내린 2504.51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2500선까지 떨어진 건 2020년 11월16일 이후 처음이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비중이 높아 '국민주'로 불리던 종목들이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코스피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2거래일 연속 장중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며 전일대비 1700원(2.66%) 떨어진 6만2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가 장중 6만3000원을 하회한 것은 지난 2020년 11월13일 이후 약 1년 7개월 만이다.


개인은 6월 들어 7거래일간 삼성전자를 2조62억원어치 순매수 했다. 코스피 전체 종목중 순매수 1위다. 하지만 연일 신저가를 기록하면서 이달 들어 삼성전자를 순매수한 개인투자자들은 최대 7% 이상의 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로 개인투자자의 보유 비중이 높은 카카오도 폭락을 피해가진 못했다. 카카오는 이날 하루 4.37% 하락한 7만660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액면분할 이후 8만원선을 지켜오던 카카오는 이달 들어서만 10% 급락하며 이날 처음으로 8만원선을 내줬다.

이외에도 NAVER(-5.93%) 크래프톤(-5.11%) 엔씨소프트(-4.49%) 카카오페이(10.22%) 등 코스피 종목을 포함해 카카오게임즈(-4.30%) 펄어비스(-5.65%) 등 코스닥까지 개인투자자 투자 비중이 높은 종목 모두 약세를 나타냈다.
투자자예탁금 거래대금 '뚝'… 짐싸는 동학개미
연일 부진한 국내증시에 개인투자자의 투자심리도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9일 기준 56조973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주 청약으로 시중 자금이 크게 줄었던 1월19일(53조8056억원)과 20일(54조200억원)을 제외하면 올 들어 가장 적은 규모다.

투자자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위해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매도한 뒤 찾지 않은 돈이다. 통상 증시 진입을 준비하는 대기성 자금으로 개인투자자의 주식 거래가 감소하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순매수 금액과 증시 거래대금도 크게 줄었다. 코스피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올 들어 5월 말까지 16조5703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0조2818억원)과 비교하면 3분의 1수준이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올해 1월 20조6542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달 16조8689억원까지 줄었다. 이달(2~10일) 일평균 거래대금은 코스피·코스닥시장을 합쳐 총 15조7494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7조5556억원) 대비 57% 감소한 규모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6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오는 14~15일 이틀 일정으로 열린다. 시장에서는 6월 FOMC에서 연준이 기준 금리를 0.5%포인트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가 오르면 외국인 자금의 이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개인들이 많이 투자한 성장주 주가에는 더욱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소비자물가 충격으로 패닉 셀링 장세가 이어졌다"며 "고강도 긴축 우려에 소비심리 쇼크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가 증폭되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