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사적 대화 내용이 공개된 데 대해 "당무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몇 번이나 강조한 윤 대통령이 집권 100일도 안 돼 거짓말한 것이 탄로났다"고 쏘아붙였다. 사진은 지난달 6일 국립 5·18민주묘지 승모루 부근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박 전 원장. /사진=뉴스1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사적 대화 내용이 공개된 데 대해 "당무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몇 번이나 강조한 윤 대통령이 집권 100일도 안 돼 거짓말한 것이 탄로났다"고 질타했다.
박 전 원장은 27일 오전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국민들이 대통령을 어떻게 믿겠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전날 오후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 대정부질문에 참석한 권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과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문자를 주고받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문자 대화에서 윤 대통령은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라며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다"고 치하하는 듯한 문자를 보냈다. 권 원내대표는 이에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답했다.


박 전 원장은 이를 두고 "권 원내대표가 의도가 있건 실수했건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국민들에게 공개되게 한 건 문제"라면서도 "당내에서 여러 공격을 받던 권 원내대표가 대통령과의 돈독한 관계를 과시한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또한 "윤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어떠한 경우에도 당 대표로 돌아올 수 없다는 경고를 보낸 것"이라며 "그렇지만 이 대표도 그대로 조용히 있을 사람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만약 이런 문자와 이모티콘을 야당 대표 혹은 원내대표와 주고받는다면 얼마나 멋있겠나"라며 "그런데 강기훈이 언급되고 '함께'라는 표현을 쓴 것은 배후에 숨은 뜻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