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군이 지난 7일 이천가화교에 무단 사용된 유명가수의 초상과 저작물을 철거하고 있다./사진=김동기 기자
부산 기장군이 2017년 '일광 문화예술 테마거리 조성사업'을 하면서 유명 가수의 초상과 저작물을 무단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지탄을 받고 있다.
최근 지난 12년간 오규석 전군수 시절 행정 잘못으로 민사·행정소송에서 패소하면서 31억원의 세금을 낭비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줬다.(머니S 10월4일 보도-기장군, 행정잘못으로 '31억 세금낭비'…오규석 전군수 재임 12년간)

이번에는 행정기관에서 초상과 저작물을 무단 사용한 사실까지 드러나 기장군의 신뢰가 바닥으로 추락하면서 이에 대한 책임론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11일 기장군의회 맹승자 부의장과 기장군 등에 따르면 '일광 문화예술 테마거리 사업'에 음악을 주제로 한 '최백호길'을 조성하면서 동의없이 뱃고동 조형물에 노래가사 및 사진을 부착했고, 이천리 일원의 건물외벽에 최백호 사진벽화를 설치했다. 또, 이천가화교에 '낭만에 대하여' 노래가사를 음각으로 새겼고, 저작권자의 얼굴이 새겨진 아크릴판을 교각 난간에 부착했다.

이천가화교는 '가수 최백호의 다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교량에는 '낭만에 대하여' 가사가 음각으로 새겨져 시작과 끝을 맺는다. 이런 시설물을 설치하면서 당연히 동의를 얻어야하는 초상권과 저작권에 대해 기장군이 무단으로 사용했다.

기장군의회 맹승자 부의장/사진=김동기 기자
이같은 사실을 접한 기장군의회 맹승자 부의장은 "지난 12년 오규석 군수의 행정이 생각보다 더 엉망이다. 행정잘못으로 수십억원의 세금을 낭비하는 것도 모자라 초상권, 저작권을 침해한 사실도 드러났다."면서 "기장군의원에게 '사과하라'고만 외친 오군수가 이제는 군민에게 진정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자신의 초상과 저작물이 무단 사용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한 최백호씨가 지난 8월 기장군에 내용증명을 보냈다. 기장군에 구두로 여러차례 철거를 요청했으나 이행되지 않자 내용증명을 통해 지난 9월30일까지 철거를 재요청했다. 만약 기한내 철거를 하지 않으면 법을 적법하게 집행해야할 행정기관에서 불법으로 저지른 행위에 대해 법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이에 기장군은 뱃고동 조형물에 부착된 노래가사 및 사진은 철거, 이천리 건물외벽의 벽화는 재 도색을 완료했고, 이천가화교 음각으로 새겨진 노래가사와 사진은 9월 중 철거예정이라고 민원인에게 알렸다.

그러나 9월을 넘긴 지난 10월7일까지도 철거를 하지 않고 있다가 맹승자 부의장이 사실관계 확인에 나서자 부랴부랴 철거작업에 나섰다.

'일광 문화예술 테마거리 조성사업'은 지난 2017년부터 일광해수욕장 일원에 문화예술을 주제로 한 역사, 소설, 영화, 연극, 음악 등 5개의 테마거리를 조성해 2020년 준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