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찬 넥센타이어 부회장의 경영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아버지가 닦은 길만 걸었다"… 미끄러진 강호찬의 실적
②매출만 회복세… 적자에 빚만 늘어나는 넥센타이어
③'저가 이미지' 굴레 못 벗어나는 넥센타이어
④한타·금타 안하거나 접은 골프사업… 넥센은 왜 할까?
강호찬 넥센타이어 부회장(51)의 경영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2019년 지주회사 넥센과 넥센타이어의 대표이사 부회장 취임 이후 매출은 늘었지만 오히려 영업손실 폭이 커졌고 적자 상황을 이어갔기 때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넥센타이어의 올 상반기 매출은 1조1863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손실은 662억원으로 적자였다. 당기순손실도 344억원에 달했다. 3분기까지 누적 기준으론 매출 1조8955억원, 영업손실 651억원, 당기순손실 185억원 등이었다. 영업이익률도 2020년 2.3%에서 2021년 0.2%로 급락했다.
관련업계에선 넥센타이어의 내년 영업이익률이 소폭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나마 올 3분기 7092억원의 매출을 올려 11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서다. 다만 지난해 4분기부터 이어온 3분기 연속 적자를 끊었음에도 그동안 쌓인 손실을 여전히 만회하지 못한 점은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회사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고무·석유 등 원자재 가격 인상, 물류비 급증 등을 이유로 들지만 국내 타이어 3사 중 넥센타이어만 유일하게 적자를 보였던 만큼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타이어업계 한 관계자는 "강호찬 부회장의 넥센타이어는 그동안 외형 확대에만 치중한 탓에 내실을 제대로 다지지 못했다는 평을 받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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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닦은 길만 걸었다━
넥센타이어의 영업실적 /사진=머니투데이 DB
이 같은 강 부회장의 행보는 강병중 회장이 여러 투자를 단행한 시점과도 맞물린다. 국내 공장은 양산과 창녕에 있으며 해외는 중국 청도와 체코 자테츠에 생산기지를 갖췄다. 넥센타이어는 현재 전체 생산량의 약 65%를 국내 공장에서 담당하며 체코 자테츠 공장의 2단계 증설이 완료되는 2024년 이후엔 해외공장 생산량이 45%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2010년 2444만개였던 타이어 생산량은 창녕공장 완공 후인 2015년 3989만개로 크게 늘었다. 이어 2015년 체코공장 투자를 단행하며 2019년 8월부터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올 3분기 넥센타이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 생산량은 ▲2020년 3298만개 ▲2021년 4071만개 ▲2022년 3분기(추정) 4190만개 등으로 증가했다. 체코공장 2단계 투자가 마무리되면 연간 5000만개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창녕과 체코공장은 강병중 회장의 신념에서 투자가 진행됐다는 게 타이어업계의 평가다. 창녕공장을 통해 시설 현대화를 이뤄 품질을 높이고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의 공장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체코 자테츠공장을 통해선 글로벌 타이어 제조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강 부회장은 아버지가 잘 마련해둔 발판에 올라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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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연 확장에 집중했지만 순위는 그대로━
강호찬 넥센타이어 부회장(왼쪽)이 페란 소리아노 맨체스터시티 CEO와 후원 조인식을 가졌다 /사진=로이터
이 회사의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타이어 판매 비중은 국내 17%인데 비해 해외가 83%에 달한다. 표면적으론 마치 해외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평가는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게 관련업계의 지적이다. 2016년 세계 타이어 제조사 순위(타이어프레스 집계, 매출액 기준) 20위였던 넥센타이어는 2017년 19위로 올라섰지만 2018년 20위로 다시 내려앉은 뒤 2019년엔 21위로 오히려 후퇴했다. 2020년부터 올해까지도 20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강 부회장이 타깃으로 삼은 금호타이어는 같은 시기 14위권에서 18위권으로 순위가 하락했지만 여전히 넥센타이어보다는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타이어업계 1위 한국타이어는 글로벌 순위 6~7위를 유지하며 피렐리, 요코하마 등과 경쟁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전히 회사의 외연을 넓히는데 집중하는 넥센타이어는 부채가 지난해 12월 1조2567억원에서 올 6월 말 기준 1조6179억원으로 증가했다"며 "1년 내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가 늘어난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타이어업계 순위도 수년째 20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건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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