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21일 기자설명회를 통해 지난해 11월 고덕강일지구에 이어 마곡지구 9단지 분양원가를 공개했다. SH공사는 앞으로 분양원가를 지속해서 공개하는 한편 원자잿값과 인건비 상승 등을 충분히 반영한 '서울형 건축비'를 도입해 공공주택의 품질을 높이는 백년주택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사진=뉴시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내년까지 이른바 '반값 아파트'로 불리는 토지임대부 주택 최대 9000가구를 추가로 분양할 계획임을 밝혔다. SH공사는 추후 분양원가 공개를 통해 공사에 대한 시민의 신뢰를 높이고 '서울형 건축비' 활성화를 통해 건물만 분양하는 고품질 주택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드러냈다.
SH공사는 21일 개포동 본사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오는 5월 추가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공급한다고 전했다. 국토교통부, 서울시와의 논의를 거쳐 마곡 10-2단지와 택시차고지 부지를 포함해 내년까지 8~9000여가구의 토지임대부 주택을 분양할 예정이다. 은평구나 강동구 고덕강일 등의 지역에 최대한 추가 공급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공사의 입장이다.

이날 설명회에선 SH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서울형 건축비' 도입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서울형 건축비란 현재 원자잿값 급등 등의 상황을 충분히 반영해 정부가 고시하는 기본형 건축비보다 높은 건축비 기준으로, 고품질의 공공주택 공급과 주거안정에 기여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분양원가 공개와 서울형 건축비를 바탕으로 '100년 가는 명품 주택', 이른바 백년주택을 선도하겠다"며 "건축연한 30년이 도래한 서울 내 34개 단지 약 4만가구를 재건축하면 10만가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때 '백년주택' 방식을 도입하면 주거품격이 향상된 명품주택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마곡 도시개발사업지구 9단지의 분양원가를 공개하기도 했다. 총 962가구로 구성된 마곡지구 9단지는 2020년 2월 분양을 마쳤다.. 상업 중심지와 9호선 신방화역5호선 마곡역 등과 가까워 좋은 입지를 갖춘 주거단지로 평가받았다.

해당 단지 택지조성원가는 1485억3600만원, 건설원가는 2364억4200만원으로 분양원가는 이를 합한 3849억7800만원으로 집계됐다. 분양가격은 5775억8000만원, 분양수익은 1926억200만원이다. 3.3㎡당 분양원가는 1291만원이다. 면적별로 보면 59㎡(433세대)가 3억3600만원, 84㎡(529세대)가 4억7300만원이며 수익률은 각각 34%, 29.9%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김 사장은 "마곡 9단지의 건축공사비는 평당 800만원인데 이를 토대로 하면 25평 기준 2억원이다. 토지비용을 제하면 25평 한 채를 팔아 공사가 1억7000만원의 이익을 얻은 셈"이라며 "집값이 폭등하던 문재인 정부 당시 서울에서도 3억5000만원이면 충분히 아파트를 지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분양 방식과 함께 분양원가의 지속적 공개에 대한 의지를 표했다. 김 사장은 "SH공사는 10년 동안 8만가구가량의 아파트를 후분양하며 원가를 계속 공개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라며 "분양원가 공개는 곧 시민에게 신뢰를 얻는 방식이다. 다른 아파트를 살 때에도 잣대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H공사는 현재 국토부와 청년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대출지원 제도 신설을 논의하고 있다. 김 사장은 "청년을 대상으로 분양가의 80%까지 대출이 가능한 제도가 신설된다면 임대주택 분양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며 "이 경우 청년 누구나 1억원만 있으면 당첨 후 입주까지 2년반가량 저축한 뒤 무리 없이 아파트 입주가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