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KB금융, 신한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사진=각 금융지주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상생금융'을 요구하며 대출금리 인하를 요구하자 은행주가 힘없이 고꾸라졌다.
외국인 주주 비중이 60%를 넘는 은행주는 외국인 매도세에 주가도 힘을 쓰지 못했고 지난 한달간 5000억원의 순매도가 이어졌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KB금융에서 1979억원, 신한지주에서 1721억원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도 이달 들어 각각 562억원, 483억원어치를 팔아 4대 금융지주만 약 4745억원을 순매도했다.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은 각각 7.87%, 8.48% 하락했다. 신한지주와 KB금융도 지난해 말 대비 각각 1.56%, 0.93% 오르는 데 그쳤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시중은행을 잇따라 방문하며 금융소비자의 고통을 분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9일 이 원장은 국민은행을 방문했고 국민은행은 신용대출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도 각각 0.3%포인트 내렸다.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 연속 금리를 낮췄다. 이번 조치로 신규 고객에게 약 340억원, 기존 대출 고객에게 약 720억원 등 연간 1060억원의 이자 혜택이 제공된다.


지난 8일에는 KTX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가 부산은행 본점을 방문했다. 부산은행도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가계대출의 신규 대출금리를 인하하는 등 총 1조6929억원 규모의 지원안을 발표했다.

앞서 이 원장이 지난달 23일 서울 중국 하나은행 본점을 방문하자 하나은행은 서민금융상품인 새희망홀씨대출의 신규 취급 금리를 최대 1%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신한은행도 주담대와 전세대출, 신용대출 금리를 일괄 인하하고 소상공인·중소기업에 금융지원을 통해 약 1623억원의 고객 이자 부담을 줄여 주기로 했다. 상생금융만 전담하는 조직도 신설했다. 이 원장이 신한은행 본점을 방문한 날이다.

금융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은행주에 대한 순매도세를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들의 투심회복이 주가흐름 반전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권은 은행시스템의 안정요구가 확대될 것으로 보여 자본관련 규제나 경쟁촉진방안 관련 정책기조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