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산업계가 세계 시장 공략을 확대한다. 사진은 현대로템의 K2 흑표전차. /사진=뉴스1 한재호 기자
①또 신기록 노리는 K-방산… '4대 수출국' 도약 꿈 성큼
②전쟁 판도 바뀐다… 진화하는 K-방산
③조선산업 세계 1위인데… 힘 못 쓰는 '함정 수출' 강화하려면
'K-방산'이 세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인다. 지난해 173억달러(약 23조원) 규모의 무기를 판매해 사상 최대 수출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200억달러(약 26조5000억원)를 달성해 신기록을 갈아치울 계획이다. 동남아시아를 넘어 폴란드를 비롯한 유럽 신흥 시장에서 한국산 무기가 우수성을 인정받아 수요가 늘고 있다. 미국·러시아·프랑스에 이어 '글로벌 방산 수출 4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한국의 목표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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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쑥 크는 K-방산 수출, 2년 새 5.8배 '껑충'━
지난해 2월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국, 유럽, 인도·태평양, 중동 등 전 세계적인 군비경쟁이 가속화되면서 한국산 무기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의 방산 수출 품목은 성능이 좋고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데다 빠른 납품, 확실한 애프터마켓 등으로 상당히 매력적인 무기"라고 진단했다.
무기 수출이 늘면서 전 세계 방산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입지도 커지고 있다. 스웨덴 스톡홀롬 국제평화연구소(SPIPRI)가 올해 초 발간한 '2022년 국제 무기이전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18∼2022년 한국의 전 세계 방산수출 시장 점유율은 2.4%로 직전 5년(1.3%)에 비해 크게 늘었다. 순위도 2017년 12위에서 지난해 9위로 올랐다.
전망도 밝다. 전 세계적으로 군비경쟁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폴란드가 한국 주요 방위산업체와 무기 수입 기본계약을 체결하는 등 한국산 무기 수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여서다. 한국 주요 방위산업체들이 주문을 받아 올해부터 구매국에 인도해야 할 대상은 전차(MBT) 990대, 보병전투차량(IFV) 23대, 자주포 1232문, 군용기 135대, 함정 6척 수준이다. SPIPRI는 한국의 전차와 자주포 수출이 세계 무기 수출 10대 국가 중에 가장 큰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호주 육군이 지난 7월 한국 대표 방산업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만든 '레드백' 장갑차를 궤도형 보병전투차량 획득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면서 한국산 무기 수출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계약 규모는 50억~70억 호주달러(약 4조~6조원)이며 최종 계약시 호주군은 2027년부터 레드백 장갑차 129대를 배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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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 수출 글로벌 4강 목표 달성 '청신호'━
지난해 9월29일 충남 계룡시 계룡대에서 열린 제74주년 국군의 날 미디어데이에서 K-2 전차가 전시돼 있다. /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심순형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의 방산수출 호황이 지속될 경우 점유율이 5% 이상으로 상승하면서 세계 4위 방산수출국으로 도약이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러·우 전쟁으로 러시아산 무기의 신뢰도가 추락하면서 한국산 무기체계가 또 다른 수출 기회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방산 4강 진입을 위해서는 민관이 힘을 합쳐 수출역량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범부처 방산 수출지원체계 구축과 맞춤형 기업지원, 도전적 연구개발(R&D) 환경 조성과 방산 수출방식 다변화, 한·미 상호국방조달협정(RDP-A) 체결 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통해 향후 구매국들의 다양한 무기수출 전제 조건인 대응구매, 수출절충교역, 수출금융 등에 대한 범부처 측면에서의 해결책 마련을 적극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방위산업의 정부 간 계약(GtoG) 특성을 고려해 선진국 수준의 방위산업 컨트롤타워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 부연구위원도 "사우디, 인도 등 대규모 무기수요가 예상되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수출전략을 마련하고 수출국이 요구하는 현지 생산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선제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체계 마련해야 한다"며 "구매국이 희망하는 장기·저리의 수요자금융이 추진될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방산수출을 통해 적극적인 현지화가 진행될 경우 이를 거점으로 주변국 진출이 보다 용이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해외 생산시설을 수출용 플랫폼을 생산하는 전진기지로도 활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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