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오는 23일(이하 현지시각) 제19회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회식에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한다. 한덕수 총리는 한중관계 개선 방침을 시진핑 주석에게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규제개혁위원회 위원 위촉식에 참석한 모습. /사진=뉴시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오는 23일(이하 현지시각) 제19회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회식에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한다. 연이은 한·중 고위급 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 개선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21일 화춘잉 대변인 명의 발표문에서 시진핑 주석이 이날부터 오는 23일까지 항저우를 방문한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한 총리 등 외국 지도자들과 환영 연회를 갖고 행사를 개최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당시 중국 리창 총리와 회담한 데 이어 16일 만에 이뤄지는 한·중 최고위급 회담이다.


시 주석과 한 총리의 이번 만남은 아시안게임 개막식에 참석하는 각국 정부 대표들과의 의례적 회동 가운데 하나로 볼 수도 있으나 양국 관계 개선의 기류를 이어간다는 것이 정부 안팎의 주된 관측이다.

정부는 북한의 도발 위협 등 각종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사진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을 4일 앞둔 지난 19일 개회식이 열릴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의 모습. /사진=뉴스1
한 총리는 한·중관계 개선 방침을 시 주석에게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한 총리는 지난 19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중국 방문과 관련해 "한중관계가 잘 진행되길 바란다는 하나의 시그널(신호)로 받아들이셔도 좋다"고 밝혔다.
중국 역시 우리나라가 연내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한·중관계를 적극 관리하는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오는 25일부터 26일까지 서울에서 3국 정상회의 준비를 논하기 위해 한·중·일 외교당국의 부국장급회의와 외교차관보급 고위관리회의가 잇달아 개최될 예정이다.


중국 당국은 그동안 미국과의 전방위 패권경쟁 속에 우리나라와 미국·일본 등 3국 간 협력 강화 움직임을 경계해왔다. 특히 지난해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방역 갈등과 더불어 윤 대통령의 올 상반기 외신 인터뷰 중 타이완 관련 발언에 따른 중국 측의 반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의 내정간섭 논란 등이 이어지면서 한·중관계의 경색 국면이 한층 더 심화되기도 했다.

정부는 북한의 도발 위협 등 각종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또 한·중 간 교류 활성화 방안도 적극 강구하고 있다. 따라서 올 하반기엔 중국과의 소통 강화가 최우선 외교과제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아울러 북한과 러시아가 정상회담을 계기로 무기거래·군사기술 이전 등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이에 관여하지 않도록 관리한다는 의미도 있다.

우리 정부는 내년까지 지속적인 한·중 간 소통·협력 강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장호진 외교부 제1차관은 지난 2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중·일 정상회의가 순조롭게 잘 진행되면 시진핑 주석 방한 가능성도 상당히 커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