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에마뉘엘 마크롱(좌) 프랑스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맞이하고 있다. 2023.09.23/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프랑스 마르세유를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86)이 유럽 정부가 지중해를 건너는 이주민을 구하기 위해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목숨을 걸고 바다를 모험하는 사람들은 침략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환영받기를 원한다"고 23일(현지시간) 말했다.
그는 지중해 지역 주교들과 젊은이들이 참가한 회의를 마무리하며 이주는 "우리시대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중해 주변 세 대륙을 연계하는 과정이며, 유럽의 대응도 포함해 현명한 선견지명을 갖고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중해 지역을 "세계 모든 국가 의 평화의 시작이자 토대"로 만드는 데 기여해 달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AFP는 교황의 발언이 이주민을 통제하기 위해 더 강력한 조치를 계획하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전날인 22일에도 "파도에 버려져 익사할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구조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유럽에서는 지난주 중동·아프리카 난민들이 이탈리아 최남단의 작은 섬 람페두사로 몰려들면서 이주민 대응이 정치적 의제로 떠올랐다.
아울러 교황은 마크롱 대통령이 추진 중인 적극적 안락사 합법화와 임신 중지법 헌법 기재 등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프랑스 국내 정치에도 무게를 실었다.
교황은 노인들이 "바닷물보다 짠 죽음을 달콤한 것처럼 그럴듯하게 포장한 사기로 밀려날 위험"마저 감수한다고 우려했다.
임신중지에 대해서도 "태어나지 않은 아이들이 진보라는 이름의 거짓된 권리로 거부당하고 있다"며 "이는 개인의 이기적인 욕구 속으로 퇴보하는 것"이라고 했다.
AFP에 따르면 프랑스 정계 일각에서는 미사에 참석하기로 한 마크롱 대통령의 결정이 국가 세속주의를 침해했다는 비판과 함께 프란치스코 교황이 국내 정치에 "간섭"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가톨릭이 국교인 프랑스 내에서는 안락사 합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돼 왔지만 가톨릭 교회 등의 반대로 좌절됐다. 프랑스 내 가톨릭 신자는 감소세로 전체 국민의 3분의 1 규모이며 정기적으로 미사에 참석하는 독실한 신자는 극히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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