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김나지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8강전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중국의 승리가 확실시 되자 중국팬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3.10.3/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항저우(중국)=뉴스1) 이상철 기자 = 17년 만에 아시안게임 메달 획득에 실패한 남자 농구대표팀의 부진은 예고된 일일지 모른다.
부상자가 많아 구상이 틀어졌고 가드를 대거 선발하면서 '밸런스'에 문제도 드러냈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대회를 치른 농구대표팀에 9년 만에 정상 탈환은 허황된 꿈일 뿐이었다.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남자 농구대표팀은 3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8강전에서 중국에 70-84로 패해 탈락했다.
이로써 한국은 5~8위 결정전으로 밀리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남자 농구대표팀이 아시안게임 메달을 따지 못한 것은 2006년 도하(4위) 대회 이후 17년 만이다.
한국은 일방적인 홈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우승후보' 중국에 일방적으로 끌려갔다. 2쿼터가 끝났을 때 스코어는 30-50으로 무려 20점 차까지 벌어졌다. 공격은 매끄럽지 못했고 수비 역시 단단하지 않았다. 너무 무기력한 경기력이었다.
한국이 던진 3점슛이 번번이 림을 외면한 반면 중국의 3점슛은 결정적 순간마다 성공하며 한국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이날 한국의 필드골 성공률은 38%에 그쳤고, 자유투 또한 19개 중 6개를 실패했다.
추일승 감독은 "모든 면에서 중국에 밀렸다. 중국이 우리를 이길 만한 경기력을 보여줬다"며 완패를 인정했다.
중국의 벽이 높았던 것은 맞지만 남자 농구대표팀의 수준도 떨어졌다. 9월30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는 주축 선수들이 빠져 '2진'으로 구성된 일본에 77-83으로 패했다.
3일 오후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김나지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8강전 대한민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70대84로 패배해 4강 진출에 실패한 대한민국 선수들이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023.10.3/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남자 농구대표팀은 선수 구성부터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엔트리에 선발된 12명 중 6명의 포지션이 가드로 특정 포지션에 너무 몰렸다. 오세근(SK), 최준용(KCC), 문성곤(KT), 송교창(상무) 등 부상자가 나오면서 추일승 감독의 구상이 틀어졌다. 대체 선수들을 발탁했지만 포지션의 불균형 이뤄졌다.
이에 선수단 내부에서부터 균열이 감지됐다. 선수들은 출국 전부터 "분위기가 상당히 어수선하다"고 토로했다.
허훈은 8강 탈락 후 부상 탓에 최정예 멤버로 팀을 꾸리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허훈은 "3개월 간 준비하면서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아쉬운 순간이 많았다"며 "선수 선발은 감독님의 권한이다. 다만 가드가 6명이나 뽑혀 대표팀이 어수선했던 부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모든 것은 우리가 자초했고 잘하지 못했다. 누구 한 명이 아닌 모두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추일승 감독은 현실적으로 선수층이 얇아 가드 6명을 발탁할 수밖에 없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추 감독은 "빅맨이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팀 구성에 어려움이 있었다. 선수 선발에 제약이 있었고, 불가피하게 가드를 많이 뽑아야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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