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13일 (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군이 가자 지구 국경 철책을 따라 순찰을 하고 있다. 2023.11.14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이스라엘이 전쟁이 끝난 후 가자지구 국경에 완충지대 조성을 원한다는 뜻을 아랍 국가들에 통보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집트와 지역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세 명의 지역 소식통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같은 계획을 아랍에미리트(UAE)를 비롯해 이집트, 요르단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미국의 중재로 관계 정상화를 추진 중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에도 완충지대 조성 계획을 전달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아울러 튀르키예에도 이 소식이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사이에 북쪽에서 남쪽으로 완충지대를 만들어 하마스나 다른 무장세력이 이스라엘에 침투하거나 공격하는 것을 막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UAE 관계자는 이스라엘로부터 완충지대 조성 계획을 들었느냐는 질문을 받자 "UAE는 안정과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관련 당사자가 합의한 향후 전후 협정을 지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외교 정책 고문인 오피르 포크는 완충 지대 계획에 대한 질문에 "계획은 그보다 더 상세하다. 하마스 이후를 위한 3단계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한다"고 답했다.
그에 따르면 3단계 프로세스에 대해 하마스를 파괴하고, 가자지구의 비무장화, 가자지구의 비급진화가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완충지대 조성은 비무장화 단계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집트, 사우디, 카타르, 튀르키예 정부는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으며, 요르단 측은 아직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스라엘의 한 고위 안보 소식통은 완충 지대 구상이 "검토 중"이라며 아직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스라엘은 2005년 가자지구에서 철수한 후 가자지구 내부에 완충지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수년에 걸쳐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협상으로 봉쇄를 완화한 결과 완충지대가 약화했다.
이스라엘의 뜻대로 전후 완충지대를 확장한다면 이는 곧 가자지구의 면적도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가자지구 영토의 축소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반대하고 있다.
두 명의 이집트 안보 소식통은 이스라엘이 이집트 및 카타르와의 중재 회담에서 가자지구 북부를 무장 해제하고 국제적 감독하에 가자지구 북부에 완충지대를 설치하자는 아이디어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그러나 아랍 국가들이 이에 반대했다고 부연했다.
한편 알자지라 방송의 선임 정치분석가 마르완 비샤는 미국과 유럽 등이 이미 "이스라엘이 일종의 안보 지대를 만들려고 시도하리라는 것을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안보 지대를 만들어야 한다면 세계에서 가장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가자지구) 쪽이 아닌 이스라엘 영토 내에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