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사고로 재시공 절차를 밟고 있는 광주 '화정아이파크'의 해체가 내년 상반기 완료될 예정이지만 상가동 철거 여부 등 변수는 남았다. 사진은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인 올 초 화정아이파크 전경. /사진=HDC현대산업개발
9일 업계에 따르면 전면 철거 뒤 재시공이 예고된 광주 화정아이파크에 대해 입주예정자들이 '정밀진단결과 안전이 확보될 경우'라는 전제를 달아 주거층 하단에 자리한 상가층(지상 1~3층) 존치를 결정했다.
화정아이파크 입주예정자와 HDC현대산업개발은 최근 현존 건물 8개동의 상가층 철거를 두고 찬반 투표를 진행해 이 같이 뜻을 모았다. 선거인수 780명 가운데 668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집계 결과 75.3%(503명)가 찬성, 24.7%(165명)가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입주예정자들은 추후 진행될 정밀안전진단 결과를 토대로 상가층 존치가 안전하다고 판단될 경우 이번 투표 결과를 포함한 의견을 HDC현대산업개발 측에 최종 전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앞서 광주 화정아이파크 주상복합아파트 신축 공사가 진행되던 2022년 1월11일 옥상 타설 작업 중이던 201동 39층 바닥부터 23층 천장까지 내·외부 구조물이 한꺼번에 붕괴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해당 사고로 건설노동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대형 붕괴사고 4개월여 만에 전면 철거를 약속했던 HDC현대산업개발은 이후 철거·재시공 인허가 과정에서 1~3층 저층부와 지하주차장 등 일부 구조물을 남기고 지상 주거층만 철거하겠다고 말을 바꿔 비난을 샀다.
입주예정자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이유는 공기 때문이다. 당초 계획된 지상층 전면 철거 뒤 재시공은 공기를 1년 이상 지연시킬 것으로 예측돼서다.
붕괴사고로 입주 일정이 어그러진 상황에서 상가동 존치에 대해 조금이라도 입주 예정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의견과 붕괴사고 건물의 안전 재시공을 바라는 이들의 의견이 팽팽히 맞섰지만 투표를 통해 조건부 존치로 뜻을 모았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지난해 7월부터 철거 작업이 진행됐지만 동마다 해체 공정률이 다르고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공기가 달라질 수 있어 정확한 수치를 밝히긴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
이어 "상가동이 안전하다는 결과가 나오면 2025년 상반기 철거 완료와 재시공에 들어가 2027년 말 준공될 예정이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공기가 다소 연장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논란이 됐던 해체 범위는 안전진단 여부에 따라 결정되지만 또 다른 숙제도 있다. 붕괴 사고로 인해 피해를 입은 인근 상가와의 대립 문제다. 사고 현장 주변 87개의 상가 점포 가운데 아직 피해 보상 등을 두고 갈등을 매듭짓지 못한 곳이 남았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미합의 상인들과도 합의점을 찾기 위해 소통하고 있다"며 "기존 합의한 상인들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합의에 이를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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