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이 17일 이후 집단 휴진에 돌입하겠다고 밝히면서 빅5병원을 중심으로 집단 휴진 동참이 확대되고 있다. 이 가운데 분당서울대병원 노조가 환자를 위해 휴진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이 진료를 대기하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뉴스1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분당서울대학교병원노동조합(노조)은 병원 곳곳에 '의사제국 총독부의 불법 파업 결의 규탄한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였다. 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비대위)가 이달 17일 이후 무기한 집단 휴진(서울대학교병원·분당서울대학교병원·보라매병원)에 돌입하겠다고 선포한 데 따른 것이다.
'히포크라테스의 통곡'으로 작성된 대자보에 따르면 노조는 "휴진으로 고통받는 이는 예약된 환자와 동료다. 휴진 결의를 멈춰달라"고 촉구했다. 지난 4월30일 병원 교수들의 하루 휴진이 이뤄질 때도 노조는 '환자와 동료를 사지에 내모는 꼼수단체 휴진!' 휴진에 동참하는 의사들은 이 사태를 책임져라' 등의 내용을 담은 대자보를 게재했다.
노조에 따르면 4월 하루 휴진 당시 전화예약실 직원·외래 간호사 등이 환자에게 사과하는 등 감정노동에 시달리며 진료 일정 등을 교체했다. 이후 교수들은 다시 휴진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나 이번에 무기한 휴진까지 거론하자 노조는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병원에 "더 이상 동참할 수 없다. 교수들이 직접 진료예약 변경을 하도록 해라"고 통보했고 노조 회원들에게 집단휴진과 관련한 진료 예약변경 업무를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어 집단 휴진에 나서는 교수들에게 "병원 경영악화에 따른 책임을 오로지 조합원들이 감내하며 업무 과중과 무급휴가 사용에 내몰려 생계의 위협을 받고 있다. 휴진 결의는 즉시 멈춰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치료 일정이 미뤄져 걱정하는 환자도, 민원과 업무 과중에 시달리는 직원도, 갈 길을 잃고 방황하는 의학도도 없는 모두에게 좋은 결실이 이루어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에겐 "어려운 공부를 하고 쌓아온 공든탑을 생각해서라도 돌아오라"고 했다. 정부에는 "면허정지 등 처분 방침을 철회하고 진료 정상화에 힘써달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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