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선점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4'에서 삼성전자 모델이 211형 투명 마이크로 LED를 소개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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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시장 커진다⋯ 마이크로 LED 주목되는 이유━
마이크로 LED란 기존 미니 LED의 10분의 1 수준인 초소형 LED를 이용한 디스플레이를 의미한다. 소자크기는 가로세로 각각 100㎛(마이크로미터) 이하이며 컬러필터 없이 스스로 빛을 내는 게 특징이다. 에너지 효율성을 향상하면서도 높은 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어 기존 LED 백라이트 액정 디스플레이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마이크로 LED를 포함한 전 세계 무기발광 디스플레이 시장은 올해 1억달러에서 2030년 90억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다. 2035년 320억달러→2040년 580억달러→2045년 800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20만개 수준인 마이크로 LED 출하량은 2026년 210만개→2028년 1140만개→2030년 3650만개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우월한 성능과 효율에도 마이크로 LED 시장은 아직 본격적으로 개화하지 못했다. 가장 큰 장벽은 높은 공정 난이도와 비싼 가격이다. 마이크로 LED는 수백만개의 LED 칩을 이어 붙여야 해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이 과정에서 가격이 올라간다. 가정용 마이크로 LED 가격은 1억원이 훌쩍 넘는다. 연간 판매량은 1000대도 안 되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기업 중에선 중국과 대만 기업이 일찌감치 마이크로 LED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중국의 CSOT·삼안광전·BOE가 주요 마이크로 LED 제조 기업으로 지목된다. BOE는 오는 12월 마이크로 LED 신공장을 가동하고 본격 양산에 나선다. 연간 기준 마이크로 LED 웨이퍼 5만8800장, 마이크로 LED 픽셀 소자 4만5000개를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대만은 패널 제조사인 AUO와 이노룩스 등이 마이크로 LED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AUO는 스마트워치용 마이크로 LED를 개발했다. 지난해 78억7500만위안(약 1조5022억원)을 투자해 롱탄 LCD 공장을 마이크로 LED 패널 공장으로 개조에 나섰다. 플레이나이트라이드와 6인치 마이크로 LED 칩온캐리어(COC) 생산라인 건설을 위한 7억위안(약 1335억원) 규모 계약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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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디스플레이, 마이크로 LED 초격차 벌린다━
118형 마이크로 LED의 압도적인 화질로 몰입감 넘치는 시네마 경험을 제공하는 '홈 시네마용 LG 매그니트'./사진=LG전자
삼성전자는 2019년 세계 최초로 상업용 마이크로 LED를 상용화했다. 마이크로 LED TV를 76형부터 140형까지 크기를 다양화해 선택 폭을 넓혔다. 모듈 간 경계를 없앤 심리스 기술 덕분에 다양한 공간에 적합한 형태와 크기, 비율로 화면을 맞춤 제작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투명 마이크로 LED도 개발하며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올해 초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세계 최초로 투명 마이크로 LED를 공개했다. 투명 마이크로 LED는 기존 투명 디스플레이 대비 현저히 높은 투과율로 현재 유리로 사용되는 모든 공간을 디스플레이화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LG전자도 마이크로 LED 연구에 골몰하고 있다. 2020년 마이크로 LED 사이니지 'LG 매그니트'를 처음 출시한 데 이어 리테일 매장, 회의실, 버추얼프로덕션 등 상업용 제품을 출시했다. 지난해에는 가정용 제품을 출시했다.
LG전자는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시회 '인포콤 2024'에서 차세대 마이크로 LED도 선보였다. 차세대 LG 마이크로 LED의 LED 칩 크기는 가로 약 16μm, 세로 약 27μm에 불과하다. AI(인공지능)로 약 2500만개(136형 제품 기준)에 이르는 LED 칩 각각의 품질을 정밀하게 감정하고 선별 생산해 더욱 수준 높은 화질을 보여줄 수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경쟁국은 정부 차원에서 마이크로 LED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민관이 함께 마이크로 LED 개발에 나서야 할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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