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의 하반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기차 충전 신사업 'LG유플러스 볼트업'과 사물인터넷(IoT) 회선 사업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돼 우려가 커진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 소재 LG유플러스 사옥의 모습. /사진=머니투데이
LG유플러스의 하반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기차 충전 신사업 'LG유플러스 볼트업'과 사물인터넷(IoT) 회선 사업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현대자동차가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글로벌 자동차 빅3'를 등에 업은 KT가 모빌리티 관련 사업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실적 부진이 장기화될 수 있어 미래 성장 동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진단이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유플러스의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25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할 전망이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6% 준 1432억원을 거둘 것으로 보여진다. SK텔레콤은 1년 전보다 5.4% 늘어난 5251억원, KT는 41.3% 증가한 4549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LG유플러스만 고전이 이어져 이동통신 시장 내 입지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SK텔레콤과 KT의 약진은 사업 다각화에서 기인했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 비서 서비스 '에이닷'(A.)을 비롯해 국내 이동통신사 최초로 비행 중인 항공기 내에서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 'T 기내 와이파이'를 출시하는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AI·클라우드 분야에서 공동 사업을 추진키로 했고 최근 현대차그룹 텔레메틱스(Telematics) 회선 독점 공급 사업자로 선정되는 등 통신시장 경쟁력 확보에 힘쓰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6월 공식 시작한 전기차 충전 신사업 '볼트업'을 통한 반등을 기대했다. 비통신 사업을 육성해 통신사업 불황을 타개하겠다는 목표였으나 최근 현대차가 KT의 최대주주로 부상하면서 볼트업이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KT가 현대차를 등에 업고 공격적인 모빌리티 신사업 확장에 나설 것으로 비춰져서다. KT는 유휴 부지를 활용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 영업용 차량의 전기차 전환 등 다양한 협력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업계는 KT가 현대차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모빌리티 관련 신사업에 본격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돼 LG유플러스의 전기차 충전 사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본다.

LG유플러스는 IoT 회선을 공격적으로 늘리며 이통통신 2위 자리에 올랐으나 다시 KT가 LG유플러스를 제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와 우려를 더한다. LG유플러스는 차량 관제 회선을 포함한 무선 IoT 회선 증가로 KT와의 무선통신 회선 격차를 벌렸지만 최근 현대차·기아 차량의 텔레매틱스 회선 공급자 자리를 KT에 내줬다. 텔레매틱스는 IoT의 한 분야로 차량과 인터넷을 연결하는 무선통신 기술이다. 원격 제어를 비롯해 차량의 연결과 교통정보 등 차량 내의 소프트웨어 서비스 제공에 사용된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출시되는 신차에 무선통신 기술을 필수 탑재하고 있어 이는 통신사업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평가 받았다. 특히 텔레매틱스 회선은 일반 IoT 회선보다 데이터 사용량이 많고 회선 당 비용도 높아 통신사들에게 중요한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LG유플러스는 2022년 현대차그룹의 차량 관제 회선을 독점하면서 약 500억원 규모의 매출 성장을 기대했으나 이번 텔레매틱스 독점권 상실로 향후 실적에 미치는 타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증권업계는 전기차 충전과 텔레매틱스 같은 모빌리티 관련 신사업에서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LG유플러스가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하지 못할 경우 이동통신 시장 내 입지 약화는 물론 실적 부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5세대 이동통신(5G)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차세대 성장 동력 확보의 중요성이 높아져서다.

익명을 요구한 투자업계 연구원은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 시장 내 입지 약화는 물론 장기적인 성장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어 보인다"며 "신사업 다각화와 효율적인 투자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