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2위 건설업체 최고경영자(CEO) 오세철(왼쪽)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과 이한우 현대건설 부사장이 새해부터 대형 정비사업에서 잇따라 맞붙는다. /사진=각 사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최근 새 경영진을 꾸리고 후속 인사 절차를 밟고 있다. 예년보다 빠른 조기 인사를 실시한 배경에는 불안한 경제 상황과 그룹 내 경영 안정의 필요성 등 여러 이유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물가 사태와 경기 침체, 탄핵 정국 등 대내·외 경제 불안이 이어지는 상황에도 두 건설업체는 서울 대형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시공권을 수주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한강변 알짜 사업지로 손꼽히는 한남4구역 재개발과 압구정3구역 재건축 수주전에서 삼성·현대가 15년 만에 맞붙으며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가 벌어질 전망이다.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과 이한우 현대건설 부사장이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수주전에서 경쟁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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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단위 정비사업에서 잇단 수주 경쟁━
2021년부터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지휘한 오 사장은 플랜트 사업부문의 전문가로 꼽힌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두바이 등 해외 건설현장을 두루 경험한 오 사장은 2021년 대표이사 취임 전까지 플랜트사업부장을 역임했다.취임 이후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에 대비해 수익 안정화에 집중했던 오 사장은 유망 산업의 발굴과 기술 확보를 통한 재도약의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올 초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재선임된 데 이어 연말 인사에서 유임이 확정, 2027년 3월까지 삼성물산을 이끌게 됐다.
오는 1월18일 예정된 한남4구역은 삼성물산이 이례적으로 심혈을 쏟고 있는 사업지다. 공사비가 1조6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이고 한강과 남산을 조망할 수 있는 서울 최고의 입지로 삼성물산은 한남4구역을 인근 '래미안 첼리투스'와 용산 랜드마크 브랜드 타운으로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오 사장의 유임 결정은 쇄신보단 안정에 무게를 둔 인사로 풀이된다. 건설 불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실적 회복과 위기 극복이 중요한 시점으로 오 시장의 입장에선 한남4구역 수주가 유임 후 중요한 성과 평가대가 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사장단 인사에서 현대건설 대표이사에 오른 이한우 부사장에게도 한남4구역은 공식 데뷔전이다.
이 부사장은 1994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전략기획사업부장, 주택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현장 경험과 전략·기획 전문성을 두루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현대차그룹 계열 두 건설업체인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전임 체제에서 각각 사장과 부사장급이 CEO를 맡았지만 이번 인사에선 현대건설이 부사장급, 현대엔지니어링이 사장급으로 바뀌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그룹에서 영입한 반면 현대건설은 내부 승진을 단행했다. 부사장 승진 전까지 주택사업을 총괄한 이 부사장은 올 초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수주전에서 윤영준 당시 사장과 조합원 표심을 공략하는 등 수주에 역량을 발휘한 바 있다.
현대건설은 올해 6조612억원의 정비사업 수주 실적을 달성하며 6년 연속 1위에 올랐다. 내년에도 공격적인 수주 행보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한남4구역과 압구정3구역의 수주 성공 여부가 이 부사장에게 중요한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들도 불황 장기화에 따른 수익 감소라는 공통의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며 "새 체제를 구축한 두 회사에 한남4구역과 압구정3구역 수주전은 매우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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