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앞두고 국내 자동차 업계가 마주한 다중 리스크가 조명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7일 (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마러라고 저택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로이터
13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인상 시나리오가 실현될 시 자동차는 7.7%~13.6%의 수출 감소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부가가치는 약 3조7000억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본다. 이는 관세 부과로 인한 시장 규모 축소와 수입시장 내 국가 간 상대가격 변화에 따른 한국의 점유율 변화를 더한 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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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캐나다 관세 25%… 현지 생산 완성차·부품사도 '벌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앞두고 국내 자동차 업계가 마주한 다중 리스크가 조명된다. 미국-멕시코 국경에 세워진 높은 장벽을 따라 이주민들이 걷고 있다. /사진=로이터
기아는 연간 생산능력 40만대 규모의 멕시코 누에보 레온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2023년 기준 연간 생산 물량의 39%에 이르는 물량이 미국으로 수출됐다. 생산 차종은 기아 K2(현지명 리오) K3, 현대자동차 엑센트 투싼이다.
LG마그나, HL만도, 현대위아 등 자동차 부품사들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멕시코에서 생산된 자동차 부품의 85%는 미국으로 수출된다. 현대위아의 멕시코 법인은 2023년 기준 1조1000억원의 매출을 냈다. 전체 매출의 19%에 달하는 수준이다.
국내 수출분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23년 국내 대미 수출 비중은 18.30%다. 품목 중 자동차의 비율이 28.82%로 가장 높다. 2021년~2023년 미국 수입자동차 시장에서 한국은 연평균 12.1%의 점유율, 매출 210억4000만달러(한화 약 30조6279억)를 기록했다.
신용평가사 S&P글로벌은 한국에 20%의 관세가 부과될 시 현대차·기아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최대 19% 감소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현대차·기아는 지난해부터 현지 생산능력을 110만대까지 늘리는 등 '트럼프 시프트'를 준비해왔기 때문에 기존 예상치보다는 리스크가 적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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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완성차 미국 생산 혜택 ↓중국 진출 위험까지━
미국 완성차 제조업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첨단 제조 세액공제(45X), 투자 세액공제(48C) 혜택 대상도 축소할 수 있어 현대자동차의 신공장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에 대한 우려가 깊다. /사진=현대차
미국 완성차 제조업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첨단 제조 세액공제(45X), 투자 세액공제(48C) 혜택 대상도 축소될 수 있다. 정책이 내연차 규제 완화에 포커스가 맞춰질 가능성이 높아 전기차 전환 속도는 더욱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중국 관세 제재와는 별개로 트럼프는 중국 완성차 기업들의 미국 내 생산시설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 테슬라의 공급망에 참여하고 있는 중국기업들의 대미 투자 가능성도 높아져 미국에 진출한 한국 자동차업계는 '다중고'에 처할 위험이 있다.
최재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미국기업들과 연대해 미국 내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멕시코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인상은 미국 완성차 기업에도 치명적이므로 일괄적 관세 인상이 시행되지 않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했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기업의 생산기지 이전 효과까지 고려할 시 국내 자동차 산업의 부가가치 축소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상한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후방 효과를 살펴봐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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