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왼쪽)과 동생인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그래픽=김은옥 기자
SK그룹의 AI 전략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에서 SK텔레콤이 전면에 나선다. 최태원 회장 동생 최재원 수석부회장도 SK텔레콤 경영진에 합류해 힘을 보태고 있다. 최 수석부회장의 등판으로 SK하이닉스에 다소 밀렸던 SK텔레콤이 AI 사업 주도권을 잡았다는 관측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 수석부회장은 두 달 전부터 SK텔레콤 상근 미등기임원과 SK텔레콤 산하 경영경제연구소 부회장을 겸하고 있다.

최 수석부회장은 2021년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을 물적분할해 설립된 SK온을 글로벌 배터리 기업으로 성장시키며 전략적 사업 운영 경험을 쌓은 인물이다. 지난해 6월부턴 SK이노베이션에서 그룹의 에너지·그린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최 수석부회장의 SK텔레콤 경영 참여는 그룹 최대 과제인 AI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최태원 회장 역시 약 3년 전 SK텔레콤 미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SK텔레콤은 그 다음해 'AI 피라미드 전략'을 통해 ▲AI 인프라 ▲AIX ▲AI 서비스 등 3대 영역을 중심으로 산업과 생활 모든 분야를 혁신하겠다고 했다.

최 회장의 강력한 의지로 SK그룹의 AI 기술 개발과 적용이 가속화됐지만 최근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기반 AI 경쟁력을 앞세워 그룹 내 AI 전략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분위기였다. 국가인공지능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대신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가 선임된 것도 이 때문이란 시각이다.

최 수석부회장의 참여로 SK텔레콤의 AI 사업 관련 역할 확대는 불가피하다. SK텔레콤은 AI 반도체, AI 모델 및 AI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통합적 AI 전략을 내세우며 그룹 내 AI 핵심 축으로 자리 잡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AI DC ▲GPU 클라우드 서비스(GPUaaS) ▲에지AI(Edge AI) 등 세가지 축을 중심으로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그룹은 과거에도 그룹 핵심 사업은 최 회장과 최 수석부회장이 역할을 분담하며 이끌었다. 최 수석부회장이 SK온을 배터리 업계 선두권으로 성장시킨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 SK텔레콤 합류 역시 AI 사업을 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만드는 데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그룹 싱크탱크인 경영경제연구소가 편제상 SK텔레콤 산하로 돼 있어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원장 취임에 따라 미등기임원이 된 것"이라고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