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는 21일 오전 10시10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 간담회'에서 "지금 대한민국 경제가 너무 어렵다. 일시적인 경기침체를 넘어서 구조적 위험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자본시장에 대한 불신이 국민의 자산 형성과 투자행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봤다. 이 후보는 "자본시장이 정상화되거나 활성화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며 "대한민국의 자산 시장은 부동산 중심으로 돼 있어 부동산 집값 급등으로 많은 폐해가 발생했음에도 국민 모두가 여전히 부동산에 매달리는 이유 중 하나가 자본시장의 비정상성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국내 증시의 불신과 비효율을 심각한 문제로 짚었다. 그러면서 "선진국에서는 주식으로 배당받아 생활비도 쓰는데 한국은 배당도 제대로 안 되고 주가조작으로 주주 이익을 가로채는 일까지 벌어진다"며 "심지어 분명히 우량주라고 믿고 장기투자했는데 어느 날 보니 살찐 암소가 송아지를 낳았고 그 송아지 주인은 딴 사람이 돼 있다. 이런 시장에서 우량주 장기투자라는 것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증시 전반의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며 "'국장 탈출은 지능 순'이라는 황당한 유머까지 생겨났다"며 "외국인 투자자들도 한국 시장에 대한 불신이 심각해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자신의 투자 경험도 언급한 이 후보는 "지금은 휴면개미지만 한때 꽤 큰 개미 중 하나였다"라며 "정치를 그만두고 주식시장으로 돌아갈 확률이 99.9%"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위해 '정상적인 시장 질서'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시장은 규칙이 지켜지는 공간이어야 한다"며 "공시를 엉터리로 하거나 비밀정보를 이용해 누군가는 이익을 보고 누군가는 손해를 보는 불공정이 완전히 사라져야 한다"고 했다. 특히 "주가 조작은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며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 등 강력한 제재 방안을 거듭 시사했다.
대주주 중심의 지배구조가 초래하는 문제에도 비판적 입장을 보인 이 후보는 "대주주의 지배권 남용을 어렵게 만들어야 한다"며 "글로벌 경쟁을 이야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규칙을 무시하고 특혜를 받는 구조로는 세계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 후보는 한국 증시를 둘러싼 구조적 병목을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키워드로 묶었다. 그러면서 구조적 병목 해소가 곧 국가 경쟁력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후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와 지정학적 리스크는 한국 시장의 가장 큰 문제"라며 "경제뿐 아니라 평화와 안정이 함께 구축돼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후보는 간담회 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도 자본시장 공약을 공개한 바 있다. 그는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며 ▲주가조작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 ▲상법 개정 재추진 ▲자사주 소각 의무화 ▲'쪼개기 상장' 시 일반주주 보호장치 강화 등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끝으로 이 후보는 "국민들이 자산시장 중에서도 부동산뿐 아니라 금융시장과 자본시장에서도 공정하게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며 "시장의 규칙을 바로잡고 신뢰를 회복해 한국 주식시장을 질적으로 도약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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