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저평가 기업 구조조정을 통한 자본시장 체질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은 이재명 후보가 이날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간담회'에 참여한 모습. /사진=김성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1~0.2 수준에 불과한 상장사는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저평가 기업 구조조정을 통한 자본시장 체질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시장 물을 흐리는 종목은 반드시 정리해야 한다"며 "PBR이 0.1, 0.2배 수준인 이런 종목은 빨리 청산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후보는 "선진국 대비 지나치게 많은 국내 상장사 수와 낮은 PBR 수준이 시장의 신뢰와 효율성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의 시가총액은 세계 15위인데 종목 수는 5위다. 이건 분명한 함의가 있다"며 "실제 가치가 없거나 성장성이 떨어지는 종목이 지나치게 많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저평가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필요성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PBR이 0.1배 수준인 기업도 있다. 적대적 M&A로 인수해 청산하면 10배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기업들이 주식시장에 존재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하냐"고 반문하며 "주식시장이 제 역할을 하려면 이 같은 구조적 문제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도 이 후보의 문제의식에 공감하며 PBR 개선을 위한 제도 정비 필요성을 역설했다. 서 회장은 "국내 상장 기업 수는 미국·일본과 비교해도 세계적인 수준"이라며 "주식시장도 백화점처럼 좋은 상품만 골라낼 수 있는 정비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이어 "현재 코스피 기준 PBR이 0.8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를 1.6배로만 끌어올려도 코스피 5000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주변 국가의 평균 PBR이 1.8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도 실현 가능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그런 기업이 너무 많다. 전반적으로 성장성이 떨어지는 종목이 문제"라고 덧붙이며 공감했다.

이 후보는 국민 자산 증식과 국부 성장이라는 관점에서도 시장 정상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이 자산시장 중에서도 부동산이 아닌 금융·자본시장에서 혜택을 누리면 좋겠다"며 "지금 코스피는 2500선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시장 구조가 제대로 정비되면 4000~5000선 돌파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렇게 되면 기업 자산가치도 늘고 주식을 보유한 국민의 재산도 증가하며 대한민국 전체 국부가 커지는 선순환이 가능해진다"며 "이 길은 우리가 반드시 가야 할 방향"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이 대거 참석해 자본시장 개선 방안과 제도 보완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최광혁 LS증권 ▲윤여철 유안타증권 ▲이종형 키움증권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조수홍 NH투자증권 ▲윤석모 삼성증권 ▲김영일 대신증권 ▲노근창 현대차증권 ▲고태봉 IM증권 ▲김혜은 모건스탠리 ▲최도연 SK증권 ▲김학균 신영증권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김동원 KB증권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이승훈 IBK투자증권 등 국내 대표 리서치 헤드 17명이 총출동했다.

이날 이재명 캠프 대변인을 맡은 강유정 의원은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정책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방향을 찾는 자리였다"며 "여러 참석자들이 '코리아 밸류업' 종합대책과 주주 중심 경영 문화 확대에 강한 기대감을 보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