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인스타그램 디엠(DM)의 실상은 범죄로 끌어들이기 위한 미끼였다. 29일 뉴스1에 따르면 고등학생 A군(닉네임 판도라·17)은 10대 초반 아동·여성 청소년 19명을 인스타그램·틱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꾀어냈다. A군은 이들을 텔레그램 방으로 유인해 개인정보를 탈취하고 가족·지인 등에게 일탈 행위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
A군은 수개월간 피해자들을 통제하며 성착취물을 제작·제공하도록 했다. 이렇게 얻은 성착취물은 강도 높은 협박과 고액의 금전을 요구하는 데 쓰였다. 앞서 검거된 '목사방' '텔레그램 자경단'과 유사한 수법이지만 더 악질했다.
특히 그는 피해자들을 상대로 "5명을 더 데려오면 해방 시켜주겠다"며 다른 피해자를 유인하게 했다. 강제적으로 범죄에 가담하해 '피의자'신분이 된 피해자는 현재까지 3명이다.
9개월에 걸친 A군의 범행은 피해자의 신고로 지난 22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성착취물제작) 등 10개 혐의로 구속됐다. 포렌식 수사 결과에 따라 잠재적 피해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 수사대(사이버수사대)는 사이버 성폭력 단속을 강화해 A군과 같은 사이버 성폭력 사범 222명을 검거하고 그 중 13명을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A군 사례 외에도 아동·청소년 3명을 포함해 여성 53명을 오피스텔로 유인해 성관계 장면을 1584회 불법 촬영한 20대·30대 남성 2명이 구속됐다. 이들은 불법 촬영물을 영리 목적으로 판매해 약 1300만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텔레그램에서 익명 '작가'로 활동하며 청소년 2명의 성착취물을 46건 제작하고 지인 등 피해자 182명을 대상으로 성적 허위영상물(딥페이크) 281건을 제작해 소지한 혐의로 23세· 52세 남성 2명이 구속됐다. 생성형 인공지능(AI)를 이용해 딥페이크 영상을 제작, 유포, 소지, 시청한 사범들도 함께 적발됐다.
사이버수사대는 지난해 8월28일부터 올해 3월31일까지 경창철 국가수사본부에서 실시한 '허위영상물 범죄 일제 단속'과 병행 수사를 해왔다. 경찰청과 텔레그램 간에 구축된 핫라인도 수사 정보 입수에 큰 도움이 됐다.
뉴스1에 따르면 경찰은 "피해자들이 신속하게 신고해 조기 수사에 착수하여 피의자를 검거하고 추가 피해자를 방지할 수 있었다"며"피해 발생 시 바로 수사기관이나 관련 상담 기관 등을 방문해 피해 사실을 알려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성착취물) 제작·유포자뿐만 아니라 이를 소지하거나 시청하는 행위도 사회적·인격적 살인 범죄를 방조하는 중대 범죄로 간주해 무관용원칙으로 엄정히 대응할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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