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 '가문 금융' 서비스를 다각화한다. 사진은 박진영 삼성증권 SNI패밀리오피스 2지점 PB팀장이 고객에게 설명을 하는 모습. /사진=삼성증권
초고액자산가의 최대 관심사는 자산 상속과 자녀 금융 교육이다. 특히 최근 미성년자 명의의 계좌 수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증권사들은 VIP 대상 '가문 단위' 컨설팅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단순한 PB(자산관리)를 넘어 가업 승계·세무·부동산·자녀 교육 등 가문 단위의 종합 금융 솔루션을 갖추는 증권가의 움직임을 살펴봤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초부유층 고객을 위한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기존 VIP 서비스를 넘어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투자 자문을 하려는 것이다. 특히 금융 계열사를 둔 증권사들은 그룹 차원의 자산 컨설팅을 본격화하는 추세다.


한국투자증권은 2023년부터 초고액자산가 전담 조직인 GWM(Global Wealth Management)을 통해 국내외 투자 자문·가업 승계 솔루션·세무 컨설팅 등을 결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금융자산 100억원 이상의 고객 가문을 매년 10곳 내외로 선정, 분야별 전문가가 1대1 맞춤형 전략을 제시한다. 기업 오너 대상 행사인 '오너스포럼'도 운영해 경영 인사이트를 전달한다.

금융지주인 신한투자증권은 신한은행과 연계한 자산관리 솔루션팀인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를 지난해 출범했다.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는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의 투자상품과 전략, 세무, 상속·증여, 부동산, IB(기업금융) 등 각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지난 2월엔 업계 최대 규모인 100명으로 규모를 키웠다. 가업승계와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존 오피스지원팀 전문가도 합류했다. 해당 조직은 출범 이후 전국을 누비며 초고액자산가 대상 컨설팅과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2020년 패밀리오피스 서비스 론칭 이후 현재 고객 가문 수는 100곳, 관리 자산은 30조원을 넘었다. 가문당 예탁 자산은 평균 3000억원 수준, 골드만삭스와 칼라일 등 글로벌 운용사 사모 대체 펀드를 독점 공급해 글로벌 투자자들과 동시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


NH투자증권은 2021년 패밀리오피스 론칭 후 현재까지 179 가문을 유치했다. 자산관리뿐 아니라 IB(투자은행) 연계 자문, 자녀 교육 등 '가문 맞춤형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며, 세무 특화 조직인 TAX 센터를 통해 차별화된 컨설팅을 지원한다.
프리미엄 거점 확대…WM센터 전문성 강화
사진은 메리츠증권 사옥 앞. /사진=메리츠증권
증권사는 고액 자산가를 위한 프리미엄 점포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2분기 내 강남 지역에 고급화 점포를 신설할 예정이다. 기존 WM센터원·강남파이낸스센사터·FOC(패밀리오피스센터)에 이어 VIP 고객 대상 서비스를 강화한다. 미래에셋의 PWM 부문은 전문가 협업을 통해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설계, 대형 법무법인과의 제휴를 통한 심층 컨설팅을 제공한다. 또한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에서는 'VIP+' 서비스를 신설해 스페셜리포트를 발간하고 온라인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역삼 GFC 내 PIB강남센터를 신설하고 초고액 자산가 및 패밀리오피스 전담 서비스를 시작했다. IB(기업금융) 부문을 WM 서비스에 접목하겠다는 전략이다. 여의도·광화문·강남·도곡 등 핵심 영업점은 지역 특성을 반영한 전문 센터로 리브랜딩한다. 여의도는 최우수 PB를 배치해 전문성을 높이고, 도곡 센터는 고액 자산가 특화 점포로 운영된다.

KB증권은 2022년 초고액자산가 전담 조직인 GWS본부를 신설했다. 또한 초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은행·증권 복합점포인 'KB 골드앤와이즈 더 퍼스트(GOLD&WISE the FIRST)'를 3곳으로 늘렸다. 압구정에 이어 반포와 도곡까지 잇달아 오픈하며 고객 접근성을 확대하고 있다. KB증권의 패밀리오피스는 WM(자산관리), IB, 세무·법률 컨설팅 역량을 통합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녀 교육·세미나도 확대…'가문 단위' 접점 넓힌다
사진은 박재현 한국투자증권 개인고객그룹장이 지난해 11월 GWM 패밀리오피스 컨퍼런스에서 발표하는 모습. /사진=한국투자증권
증권가의 '가문 금융' 경쟁은 단순한 자산관리의 영역을 넘어 생애 전반에 걸친 금융 파트너십 구축으로 진화하고 있다. 초고액자산가들의 관심이 세대 간 자산 이전과 자녀 교육으로 확대됨에 따라 증권사들도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는 움직임이다.

삼성증권은 연평균 10회 이상, 고객 본인과 자녀를 위한 투자 세미나와 교육 강의를 운영하고 있다. 자녀들의 향후 가업 승계와 가문 자산관리를 위해 금융·세무 등에 대한 교육이 진행된다. 세무·부동산·경제·투자 기초와 심화학습 커리큘럼을 구성해 1대1 맞춤형 자녀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차세대 CEO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후계자 교육을 지원한다. 향후 자녀의 성장 단계별 맞춤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신한커넥트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한국의 CEO(최고경영자)와 CFO(최고재무책임자)를 회원으로 둔 비즈니스 포럼으로, 2022년 출범 이후 1기 200개 법인, 2기 140개 법인, 3개 110개 법인이 참여해 총 450개 이상의 법인이 회원사다. 강연을 넘어 회원사 간 실질적 교류와 상호 성장을 위한 전략적 네트워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KB증권도 기업 CEO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프리미어 포럼을 통해 다양한 금융과 비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