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투자 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진칼 주가는 12만5000원(KRX 기준)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같은 날(8만300원) 대비 상승률은 55.9%다. 지난 12일 8만9200원이었던 주가는 다음날부터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뒤 전날 장초반 16만500원까지 뛰었다.
한진칼 주가는 호반그룹의 지분 매입 소식이 전해지면서 강세를 보였다. 호반그룹은 지난 12일 장내 매수를 통해 한진칼 지분율을 기존 17.44%에서 18.46%로 확대했다. 이번 매수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 총수 일가(20.13%)와 호반그룹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 격차는 1.67%포인트로 줄었다.
시장에선 '호반이 조 회장 측과 경영권 다툼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호반그룹은 한진칼 주식 매입은 '단순 투자'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지배 구조는 외부 세력이 쉽게 뚫고 들어가기 어려운 구조다. 한진칼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항공업계가 경영난을 겪던 시절에 산업은행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요청을 수락하면서 조 회장의 경영권을 보장받았다.
산업은행과 한진칼은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해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의 통합 이후 관리(PMI) 이행 책임 등도 명시했다. 이 계약으로 산업은행은 단기간 내에 지분을 매각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고 이는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민간기업 대한항공 지분 10%를 갖게된 배경이다.
호반그룹은 2022년부터 지난달까지 한진칼 주식 1232만1774주를 매수했다. 1주당 추정 매수가는 7만301원이다. 지난 15일 기준 종가 12만5000원 대비 수익률은 77.8%에 달한다.
LS그룹도 호반그룹의 지분 매입으로 경영권 분쟁 논란에 휘말렸다. 호반산업이 올해 초 지주회사 ㈜LS 지분 3% 이상을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지분 5% 미만으로 공시 대상은 아니지만 장부 열람 청구권과 이사의 위법 행위 유지 청구권 등을 행사할 수 있다.
당시 업계에선 LS전선과 대한전선의 경쟁이 격화되자 호반그룹이 LS그룹을 압박하기 위해 지분 매입에 나선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앞서 LS전선과 대한전선은 특허 침해 소송으로 갈등을 빚었다.
한진칼과 마찬가지로 LS그룹과 호반그룹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도 크지 않다. LS그룹은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후에도 '범 LG가(家)'의 결속력을 유지 중이다. 특유의 가족 중심 지배구조로 외부 인사의 경영권 진입이 불가능하다는 게 정설이다. 지난 3월 열린 GS그룹 창립 기념식에도 구광모 LG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구본상 LIG그룹 회장이 함께 했다.
(주)LS 주가 역시 호반그룹의 지분 매입 소식이 보도된 지난 3월12일 직후 하루 만에 10만1800원에서 12만1100원으로 19% 올랐다. 전날 종가는 14만4900원을 기록했다.
호반그룹의 두 회사 지분 매입은 단기 차익을 노린 전략에 따른 것이란 시각이 우세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경영권 분쟁 논란이 불거져 주가가 오르면 팔아 버릴 것이란 분석이다.
호반그룹 관계자는 "한진칼과 LS 주식 매입은 단순 투자 목적이기 때문에 경영권 분쟁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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